올해 인구 자연감소 시작, 2040년 연 40만명 감소
올해 이미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됐고,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40년 매년 40만 명의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6일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 시안 공청회를 열고 인구 구조 변화와 전망과 정책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92명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1명 미만이다.
합계 출산율이 2.1명 이하면 저출산, 1.3명 이하면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부터 17년 간 초저출산 상태였다. 지난해 30만3000명이었던 연간 출생아는 올해 20만 명대로 떨어질 게 확실하다. 올해 1~9월 8.8% 감소했다.
김미곤 위원회 미래기획분과장은 발제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현재 정체기를 거쳐 2040년 이후 연평균 40만명씩 감소하는 수축기다”며 “2020년은 인구 자연 감소가 현실화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자연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김 분과장은 “2017년 65세 이상이 유소년(0~14세) 인구를 추월했고, 2025년 65세 이상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며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16년(376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도권 인구는 2596만 명으로 올해 비수도권(2582만 명)보다 많아졌다. 2070년 수도권이 1983만 명, 비수도권이 1799만 명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김 분과장은 “2017년 기준 1000대 기업의 73.6%가 수도권에 있으며, 종사자는 수도권이 1111만명으로 비수도권 중 가장 많은 부산·울산·경남권(322만명)의 3.45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저출산 원인으로 노동시장 격차, 일·생활 균형의 어려움, 청년층의 인식·태도 변화, 주출산 연령대 여성 인구 감소, 경제 성장 저하, 사회영역별 수급 불균형 등을 꼽았다. 결혼을 앞둔 청년이 불안정한 고용, 낮은 임금수준 등을 이유로 혼인을 미루고 출산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있다.
김 분과장은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값이 낮을수록 출산율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인다. 주택가격 상승이 결혼을 어렵게 하고 무주택자 출산율을 낮춘다”고 덧붙였다.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노동시장과 불평등한 가사노동시간도 저출산 원인으로 지적됐다. 통계청 생활시간 조사를 보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은 4.19시간 가사노동을 하지만 남성은 기혼과 미혼 모두 가사노동시간이 1시간이 채 안 된다. 김 분과장은 “이런데도 ‘남녀 모두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화됐고 주출산 연령대인 25~34세 여성인구 감소 등이 더해져 기혼 여성의 평균 출생아가 10년 새 0.24명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지난 2006년 시작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이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불충분한 지원으로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6년 2조1000억 원이었던 한국의 저출산 대응 예산은 지난해 32조4000억 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족 지출 비중은 1.6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5년 평균 2.4%에 미치지 못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지적을 바탕으로 제4차 기본계획에서 ▶기본 관점 전환(개인 삶의 질 제고에 초점, 가족 지원 투자와 사회구조 혁신 실행)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한 개인의 권리 향유 보장(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생활 권리 보장)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대응력 제고(모두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교육 혁신, 인구구조 변화의 뉴노멀에 대응한 통합적 사회혁신) 등을 제시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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