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계일보

[단독] "법관 성향 분석, 검찰 업무영역" 윤 총장 주장 힘 실리나

박희준 입력 2020. 11. 27. 14:24 수정 2020. 11. 27. 20:21

기사 도구 모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이유 중 하나로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작성을 들었으나 재판부 성향 분석이 검찰의 업무 영역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검찰 내부 매뉴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등검찰청의 '공판업무 매뉴얼'에는 '항소심 재판장은 고등부장으로서 오랫동안 형성된 자신만의 재판에 대한 사고, 진행 방식이 있어 각 재판부 별로 그 성향 또는 재판진행 방식에 커다란 편차가 있으므로 각 재판부별 특성을 파악해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돼 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서울고검 매뉴얼 "재판부별 특성 파악해 적절히 대처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이유 중 하나로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작성을 들었으나 재판부 성향 분석이 검찰의 업무 영역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검찰 내부 매뉴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등검찰청의 ‘공판업무 매뉴얼’에는 ‘항소심 재판장은 고등부장으로서 오랫동안 형성된 자신만의 재판에 대한 사고, 진행 방식이 있어 각 재판부 별로 그 성향 또는 재판진행 방식에 커다란 편차가 있으므로 각 재판부별 특성을 파악해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돼 있다.

지난 2015년 1월 만들어진 이 매뉴얼에는 ‘배석판사들은 형사단독을 거친 경우가 많고 연륜이 있어 유무죄에 의문이 있는 사건은 반드시 법정에서 문제가 되므로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평소 검사들이 법정에서 치밀한 논리를 펼쳐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면서 재판부 성향을 파악해 재판 전략에 활용하도록 했다면 ‘불법 사찰’이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서울고검 매뉴얼은 재판부 성향 파악이 검찰 업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이런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모로펌 소속 A변호사는 “이른바 갑을 관계로 따져서 갑이 을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사찰했다면 불법적이라고 하겠지만 법원과 검찰은 갑을관계로 보면 법원이 갑”이라며 “재판부 성향을 파악해 불법적인 일에 사용한 것도 아니라서 불법 사찰이라고 하기가 그렇다”는 의견을 냈다.

추 장관 측은 윤 총장이 대검 수사정보관실에 판사들에 대한 자료 작성을 지휘한 것이 ‘불법 사찰’에 해당한다면서 징계 사유 중 하나로 삼았다.

추 장관은 이날도 검사들의 집단 성명 사태에 대해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 “사상 초유의 검찰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로 검찰 조직이 받았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판사 불법 사찰 문건의 심각성과 중대성, 긴급성을 고려해 직무집행을 정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총장 측은 전날 법원에 추 장관의 직무정치 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내면서 추 장관이 문제삼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문건 7장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13개 재판부 37명의 판사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는데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항목으로 나뉘어 수집한 정보가 담겨 있다. 

판사 세평은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 언행이 부드러우며 원만하게 재판 진행’, ‘주관이 뚜렷하다기 보다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 ‘재판에서 존재감 없음. 행정처 16년도 물의야기 법관 리스트에 포함(2015년. 전날 술을 마시고 당직법관으로서 영장심문기일에 불출석. 언론에 보도’ 등과 같은 내용이다.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 시절 이 문건을 작성했다는 성상욱(50·사법연수원 32기)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제가 자료를 작성한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사건 공판검사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작성한 자료를 검찰 외부에 공개하거나 공소유지와 무관한 부서에 전달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공소유지에 활용되도록 공소유지 업무를 지휘한느 대검 소관 부서에 전다랬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령과 훈령·지침 등 법령에 따른 직무범위 내에서 업무를 수행했다”면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총장님의 감찰사유가 되고 징계사유가 되는 현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