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머니투데이

"고객님, 영어 할줄 아세요?"..여전한 애플의 'AS 갑질'

박효주 기자 입력 2020. 11. 28. 07:00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애플 가로수길의 황당한 AS 사연 소개 화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동안 잠잠했던 애플 AS(사후서비스) 품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OS(운영체제) 업데이트 이후 먹통이 된 구형 맥북 수리를 요청한 소비자에게 "업데이트는 고객 선택"이라며 책임을 넘기고, 책임자를 불러 달라는 요청에는 "미국인 책임자인데 영어 할 줄 아느냐"고 하는 등 선을 넘은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영어 할 줄 아세요?"…황당한 애플 AS
애플 가로수길의 황당한 AS 사연 소개 화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6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빅서게이트, 사람 바보 취급하는 애플코리아'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가 애플 가로수길에서 겪은 사연을 소개하는 글이다.

'맥북 프로' 2014년형 모델을 사용하던 사용자는 최근 새로운 맥OS '빅서' 업데이트 알림이 계속 나와 결국 설치를 진행했다. 그러자 2015년부터 최근까지 아무 이상 없이 작동하던 맥북이 아무 동작도 되지 않는 일명 '벽돌'이 됐다.

사용자는 수리를 위해 애플 가로수길에 방문했고, 엔지니어를 통해 무상 수리 기간이 지나 50만 원을 지불해야 수리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멀쩡하던 기기가 OS 업데이트 이후 먹통이 됐다고 재차 문의했지만, 답은 같았다.

결국 수리를 받지 않고 집에 돌아온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구형 맥북에서 빅서로 업데이트하면 벽돌이 되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애플 공식 웹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이 공지돼 있다.

사용자는 문제가 본인 책임이 아님을 확신하고 다시 애플 가로수길에 방문했다. 하지만 엔지니어는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용자는 책임자를 불러 달라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고객님 영어 할 줄 아세요? 오늘 계시는 매니저분은 미국분밖에 없다"는 조롱조 답변이었다고 한다.

이후 한 번 더 애플 가로수길에 방문한 사용자는 결국 한국인 책임자를 만났고,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무상 수리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인 책임자는 "빅서 업데이트로 인한 고장이라는 증명된 사실이 없고, OS 업데이트는 고객 선택이고 우리는 강제한 적 없다"고 답했다.

사용자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책임자는 "저는 구형 기기를 이용한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늘어놨다. 게시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면서 애플 고객 응대 태도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애플 AS가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수리를 맡긴 아이폰을 돌려주지 않아, 소송까지 이어진 적 있다. 결국 제품을 돌려주고 소송은 마무리됐다.
애플 달라질 수 있을까…자진 시정한다지만 여전한 '갑질'
아이폰12·12 프로가 출시되던 지난달 30일 애플 가로수길 전경 /사진=박효주
애플은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갑질'을 근절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자진 시정안(잠정 동의의결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내놓았다. 하지만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예전처럼 '아이폰12' 출시와 관련된 마케팅 전반에 대해 애플에 일일이 확인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제품 관련 보도자료부터 출시 행사까지 모두 애플 지시를 받아야 한다. 광고 비용 또한 여전히 이통사 몫이다.

일반 대리점도 애플 갑질에 휘둘리는 실정이다. 애플은 아이폰12를 일반 대리점이 판매하려면 의무적으로 아이폰12 시리즈 4개 모델을 구매하고 3개월간 시연해야 하는 조건을 걸었다.

통상 스마트폰 제조사가 유통업체에 시연용 단말기를 제공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를 회수하지만, 애플은 판매 방식을 취한 것이다. 전국 1만여 개 대리점주들은 아이폰12를 판매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약 400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갑질을 근절하겠다는 애플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를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1차 출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놓으며 국내 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한국 소비자와 이통사를 여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품 혁신성만큼이나 서비스 품질과 공정 경쟁 등도 함께 개선돼야 갑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app@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