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최악이라 욕해 미안합니다" 서울대 글 화제

김주영 2020. 11.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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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와 朴 정부 비교·풍자하며 '공개 사과'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하는 글이 게시돼 ‘베스트 게시물’에까지 오르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를 비교하면서 신랄하게 풍자하는 게 이 글의 주된 내용이다. 

27일 스누라이프에는 한 익명의 게시자가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 작성자는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전 검찰총장)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현 검찰총장) 찍어내는 걸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는 또 “미르, K스포츠(재단)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환매 중단 사태로 이어진 펀드 사기 사건들인) 옵티머스, 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를 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글쓴이는 “(‘비선실세’로 불린)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딸이 이화여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전 법무부 장관) 아들 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고도 적었다. 또,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다”고 했다.

글쓴이는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현 법무부 장관)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태블릿(PC)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 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다”고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서는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19로 난리 나고 독감 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의 모습. 연합뉴스
또, 글쓴이는 “서울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 짓 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윤창중(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에서 인턴을 성추행해 도망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오거돈(전 부산시장), 박원순(전 서울시장) (사건이) 터지고 ‘피해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걸 보고 기겁했다”고도 했다.

글쓴이는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이성윤(현 서울중앙지검장)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하다”며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글쓴이는 이 모든 문장 끝에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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