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머니] 우리 아이 '큰 개미'로 키우자..자녀 앞 주식 사주는 부모들

안효성 입력 2020. 11. 29. 07:00 수정 2021. 2. 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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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딸 아이를 출산한 박 모(32) 씨는 아이 앞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어 매달 30만원씩 주식을 사줄 계획입니다. 박씨는 “은행에 돈을 맡겨 돈을 불릴 수 없다고 판단해 아이 앞으로 향후 성장할 회사의 주식을 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기술주와 바이오 주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주식투자 열풍이 불며 박씨처럼 증권사 창구를 찾아 주식계좌를 여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저금리와 주식투자 붐이 맞물리며 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도 크게 늘고 있다. 셔터스톡



#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 급증
= 올해 들어 미성년자가 새로 개설한 주식계좌가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미성년 신규 주식계좌 개설 건수는 29만1080건이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9만332개의 계좌가 개설됐다.

=미성년주식계좌에 있는 예수금도 지난해 2723억원에서 올해 5474억원으로 2750억원 늘었다.

주식 열풍에 급증한 미성년자 주식계좌.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비대면 개설은 안 된다
=증권사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 주식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중단됐다.

=증권사 지점의 집 근처에 없을 경우 은행지점을 방문하면 된다. 해당 은행이 제휴한 증권사의 계좌를 열 수 있다.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은행연계계좌 개설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다. 자녀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법정대리인의 신분증 등이 필요하다.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때는 미성년 자녀가 본인이 되도록 해야 하고, 자녀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도 모두 나와야 한다. 은행 방문 전 미리 지점에 전화해 필요한 서류 등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계좌 개설 후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통해 주식을 살 때뿐 아니라, 증여 신고를 할 때도 자녀 명의의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제휴 은행 방문 시 계좌개설 방법 안내.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소액이라도 증여신고 해야
=부모가 자녀 계좌에 돈을 입금한 후 주식을 사주는 것도 증여에 해당한다. 재산을 증여한 날부터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증여를 신고해야 한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증여는 10년마다 2000만원 한도로 비과세를 적용받는다. 1살 때 2000만원을 증여했다면, 10년 후인 11살 때 다시 2000만원을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증여받은 현금으로 주식을 매입해, 해당 주식의 통상적인 가치상승 증가로 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증여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은행 창구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내 아이 자산관리 바이블’을 쓴 고미숙 씨는 “소액이라도 증여를 할 때마다 증여신고를 해 투자금에 대한 증빙을 남겨 두는 게 좋다”며 “주식투자를 통한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면 현금 증여 시점에 신고하는 게 훨씬 유리하고 10년마다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 홈택스 내 증여세 신고 내용. 일반증여신고-확정신고 항목을 통해 신고하면 된다. 홈페이지 캡처



#홈택스에서 셀프 신고 가능
=증여신고는 국세청 홈택스에서 하면 된다. 자녀의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증여신고를 하면 된다. 증여 액수 등을 입력한 후 증빙서류로 가족관계증명서, 계좌 이체내용, 통장사본 등을 스캔해 첨부한다.

=신한은행 WM추진부 박신욱 세무사는 “매달 20만~30만원의 소액을 번번이 증여신고를 하는 것보다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200만~300만원을 증여하고 신고하는 게 절차적으로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장기투자+성장성 고려해야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는 미성년자 계좌일수록 장기투자가 좋다고 강조한다. 아이와 함께 성장할 만한 업종과 기업을 고르는 게 좋다고 한다.

=메리츠자산운용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만든 주니어펀드를 살펴보면, 클라우드 서비스,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회사나 친환경 에너지 회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학원비 내주지 말고 주식을 사줘라’는 말로 화제가 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적은 돈으로 여러 종목을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성년자에게는 펀드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며 “어린이 펀드의 경우 운용보고서를 성인 대상 펀드보다 쉽게 쓰거나 국문과 영문을 함께 제공해 금융교육 자료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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