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자재도 번쩍..건설현장에 아이언맨이 나타났다

이동희 기자,이철 기자 2020. 11.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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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마트 건설기술]①건설업계 앞다퉈 개발 도입
"건설산업 경쟁력 확보에 필수..안전사고 ↓ 생산효율성 ↑"

[편집자주]4차 산업혁명 소용돌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건설업계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전통적인 노동집약 방식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2016년부터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뒤늦게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나선 민간과 공공의 발걸음을 조명해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본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건설 현장 근로자의 모습.(제공=현대건설)© 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이철 기자 = 건설현장에 아이언맨이 나타났다

건설현장에는 수십 수백㎏에 달하는 자재가 즐비하다. 현장 인부 혼자 들기 버거워 여러 명이 힘을 합치거나, 중장비를 이용해 자재를 옮긴다. 이런 무거운 자재를 근로자 혼자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바로 근력을 향상해주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최근 앞다퉈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아직 도입 초기지만, 대형건설사마다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과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해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고, 생산성 등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 고덕대교' 현장에서 스마트 건설기술 시연회를 개최했다. 현대건설은 이 자리에서 자체 개발한 안전관리시스템(HIoS)과 BIM, 웨어러블 로봇 등 총 27개에 이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웨어러블 로봇은 근로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감지하고 근력을 증강해 적은 힘으로 무거운 짐을 손쉽게 옮길 수 있게 돕는 장치다. 웨어러블 로봇을 비롯한 산업용 로봇은 이미 현장에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현장 관리용 '무인 순찰 로봇'을 비롯해 용접, 페인팅 등 반복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시공 작업용 로봇'을 일부 국내 현장에 도입했다. 현대건설은 2026년까지 산업용 로봇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건설 현장에서 스마트 위 사용 모습.(제공=삼성물산)© 뉴스1

삼성물산은 최신 IT 기술에 데이터 분석을 접목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부터 현장 업무 모바일시스템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위'(Smart WE)를 개발하고 사용 중이다. 또 현장에서 설치한 카메라로 수집한 정보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시공 안전 확보는 물론 밀폐공간의 유해가스 모니터링, 소음 및 비산먼지 모니터링 등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장 카메라와 드론을 통해 현장을 3차원 데이터로 측량하고, 각종 센서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해 현장의 품질, 안전, 환경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고 했다.

머신 컨트롤 기술을 탑재한 굴삭기.(제공=대림산업)© 뉴스1

대림산업은 최근 '머신 컨트롤'(Machine Control) 기술을 공사 현장에 도입했다.

머신 컨트롤 기술은 굴삭기와 불도저와 같은 건설 장비에 각종 센서와 디지털 제어기기를 탑재해 작업을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마치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같은 역할이다.

가령 장비 기사는 운전석에서 작업 범위와 작업 진행 현황,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머신 컨트롤 기술을 이용해 작업 능률을 높이는 동시에 시공 오류를 미연에 방지해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김정헌 대림산업 전문임원은 "디지털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로봇에 IoT센서 등 첨단 장비를 부착해 활용 중이다.

GS건설은 올해 7월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을 도입하기 위한 실증실험을 했다. 지난해 출시한 스팟은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이 스팟에 라이다(LIDAR) 장비, 360도 카메라, IoT 센서 등을 부착해 성남의 한 아파트 현장과 서울의 한 공연장 신축 현장에 각각 선보였다. 건설 현장 곳곳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3차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결합해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제공=GS건설)© 뉴스1

포스코건설은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0월 750억원 규모의 삼양식품 밀양 신공장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이 사업을 수주하는 데 스마트 건설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스마트 건설기술은 '빅룸'(Big room)과 'BIM'이다. 빅룸은 기존 현장 사무실과 달리 발주처, 시공사, 협력사가 한자리에 모여 공정관리가 가능한 장소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건설기술을 해외에 수출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BMC'(Building Movement Control-초고층 시공 중 변위 관리) 기술을 홍콩 머레이 로드 타워공사에 적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약 22만달러다.

BMC는 초고층 건물 시공 중 발생하는 높이·기울기 등의 변형 구조물의 부분 또는 전체적인 형상의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이다. 건물 안전성을 높이면서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고부가 가치 기술로 꼽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업체가 독점하던 초고층 엔지니어링 시장에서 독자 개발한 기술을 인정받고 수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해외 유명 발주처와 컨설턴트의 신뢰도를 확보해 향후 대우건설이 해외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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