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RM의 붓글씨 편지..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조선일보 100년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
RM의 한글전 나들이.. 친필 붓글씨도 남겨

29일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을 찾은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직접 쓴 붓글씨를 전시장 벽면에 붙이고 있다.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라고 쓰여있다. /독자 제공

RM이 ‘ㄱ의 순간’에 등장했다.

29일 세계적 한류 가수 방탄소년단 리더 RM(김남준·26)이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 전시장을 찾았다. RM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마음에 드는 미술 전시장을 깜짝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가벼운 옷차림으로 전시장을 찾아 곳곳을 둘러보며 한글의 예술적 향연을 만끽한 RM은 담당 큐레이터에게 “백남준의 미디어아트와 천전리 암각화 탁본이 마주보는 공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며 “나이 여든이 넘어 깨친 한글로 시(詩)를 남긴 곡성 할머니들의 손글씨도 뭉클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미국 빌보드차트 1위에 이어 최근 그래미상 후보까지 오르며 전 세계 대중음악을 평정한 BTS는 미술계로도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미술 애호가로 소문난 RM이 있다. 평소 “미술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밝혀온 RM은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올해 거의 매달 전시장을 찾았고, 팬들은 트위터 해시태그 등을 통해 RM의 행선지를 공유하는 이른바 ‘RM 투어’를 통해 미술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미술계에는 “지금 미술계에는 ‘RM이 본 전시’와 ‘그렇지 않은 전시’로 나뉠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RM이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에 전시된 전광영 작가의 '집합' 연작을 둘러보고 있다. /독자 제공

이번 한글 특별전은 국가대표급 작가들이 한글을 미술로 재해석한 역대 최대 규모 전시로, 작가 47인의 회화·설치·서예 등 전 분야를 망라한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생존 작가는 대부분 신작, 작고 거장의 희귀작도 소개된다. 지난해부터 본지가 진행한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운동의 갈무리 성격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전관,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전시를 꼼꼼히 둘러본 RM은 전시장 3층에 이르러, 직접 붓글씨로 세종대왕에게 남기는 글까지 남겼다.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한 청년이.” 그 청년은 “전시장에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