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1t 만드는데 탄소 10t 배출.. 수소경제, 무늬만 친환경?

이환주 입력 2020. 11. 29. 17:11 수정 2020. 11. 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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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의 핵심 축인 수소경제를 둘러싸고 '친환경성' 논쟁이 거세다.

수소경제에 반대하는 측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수소에너지를 쓸수록 비용도 더 들고, 환경에도 좋지 않아 '회색수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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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여전히 논쟁중
"화석연료로 생산된 '회색수소'
현재로는 쓸수록 밑빠진 독"
"그린수소 진입까지는 시간 필요
에너지 전환에 필수 과정" 팽팽
그린뉴딜의 핵심 축인 수소경제를 둘러싸고 '친환경성' 논쟁이 거세다. 수소경제에 반대하는 측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수소에너지를 쓸수록 비용도 더 들고, 환경에도 좋지 않아 '회색수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수소경제 찬성 측은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감축 트렌드 속에서 '그린수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회색수소 단계는 거쳐야 하는 필요악이라고 설명한다.

■수소에너지 현재는 '회색'

2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수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부생수소, 개질수소 2가지 방식으로 그린수소로 불리는 수전해 방식은 아직 연구 단계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수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부생수소 생산량은 약 190만t으로 이 중 160만t이 사용된다. 160만t은 1년간 수소택시 80만대 혹은 수소버스 16만대를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로 생산돼 생산량을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또 이동과 저장에 드는 비용이 커 지역 편차도 큰 문제가 있다.

개질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개질수소의 경우 현재 1t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약 10t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생수소, 개질수소 모두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 회색수소로 불린다.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면 발열손실 60%, 송전손실 4%가 발생해 전체 에너지의 35%만 사용된다"며 "천연가스와 전기를 그냥 쓰면 이것보다 효율이 높은데, 굳이 수소로 전환하면서 에너지 손실이 꽤 크게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회색수소 없이 그린수소 없다

정부와 수소경제를 찬성하는 측은 회색수소 단계는 그린수소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물에서 수소를 분해하는 그린수소는 현재 기술개발이 안 돼 있다"며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이 그린수소 개발을 선도하는 가운데 회색수소를 이유로 손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에너지경쟁력 저하로 결국에는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질수소의 경우 우리나라에 대형 추출기가 없다는 비판이 있지만 현재 현대로템 등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경쟁력을 쌓고 있다"며 "개질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거나, 산업에 활용하는 '블루수소' 등 대안적 기술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회색수소 논란이 그린뉴딜,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둘러싼 산업 간 견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술 발전에 따라 그린수소 생산에 드는 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포럼(NEF) 마틴 탠글러 블룸버그 연구원은 "현재 평균 수소 생산비용은 ㎏당 1달러 수준인데, 이 중 99%가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로 만들진다"며 "각국이 전폭적 정책지원을 이어간다면 2030년에는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비용이 천연가스와 비슷한 ㎏당 2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소에너지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넷제로)를 선언한 우리나라에 불가피한 선택이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태양광, 풍력이 전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영역이라면 수소에너지는 발전·수송·난방 등 에너지 전환을 통해 각 분야를 연결하는 '섹터 커플링'에 필수"라며 "수송부문만 놓고 봐도 전기차는 소형에 적합해 버스, 대형선박 등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수소에너지가 필수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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