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무시' 재래시장 노상카페.. 인근 카페들 "우린 바보라서 수칙 지키나"

2020. 11. 3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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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서울시내 재래시장 노상 카페 등에서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종로구 A재래시장 입구에 위치한 한 카페(사진)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매장 내 취식이 중단됐음에도 길거리에 친 천막 안에 테이블을 설치해 손님을 받고 있었다.

재래시장 노상 카페의 '변칙 영업'에 인근 카페 주인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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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취식 금지됐지만 천막서 커피.. 체온측정·출입명부 작성도 안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서울시내 재래시장 노상 카페 등에서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체온 측정이나 출입명부 작성은 물론 신용카드 결제도 안돼 이용자 파악이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 25일부터 몇 차례 둘러본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 재래시장에서는 방역 사각지대가 쉽게 발견됐다. 종로구 A재래시장 입구에 위치한 한 카페(사진)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매장 내 취식이 중단됐음에도 길거리에 친 천막 안에 테이블을 설치해 손님을 받고 있었다.

취재진이 커피를 주문하고 신용카드를 내밀자 카페 주인은 “카드는 받지 않는다”며 계좌이체를 요구했다. 주문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나갈 때까지 QR코드 인증이나 수기명부 작성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여기에 앉아서 마셔도 되느냐’는 물음에 주인은 “오전에 단속이 한 차례 지나갔다. (보건소 관계자들이) 매일 여기만 올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별일 아니라는 듯 답했다. 손님 일부는 천막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다른 재래시장에서도 거리두기 조치를 위반한 모습이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근처 B재래시장의 한 가게는 꽃과 커피를 동시에 팔고 있었는데, 인도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실외니 앉아서 마셔도 된다”며 호객했다. 먹거리로 유명한 C재래시장에서는 노인 여러명이 쌍화차 한 잔을 나눠 마셨다.

재래시장 노상 카페의 ‘변칙 영업’에 인근 카페 주인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A재래시장 인근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2)씨는 “우리는 바보라서 의자 치우고 손님들에게 ‘가지고 나가주셔야 한다’고 읍소하느냐”며 “구청 단속이 ‘하지 마세요’라고 주의를 주는 수준이라 무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야외 매대에서 주스를 팔던 성모(57)씨도 “방역수칙 지키려고 패딩점퍼 입고 밖에서 일하는데, 저런 곳을 보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상인들도 우려를 표했다. 인근 의류상가의 20대 도매업자 송모씨는 “저런 카페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퀵 배송기사나 인터넷 쇼핑몰 사장들”이라며 “하루 종일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행여나 감염자가 발생하면 시장 전체를 폐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단속에 나서는 구청과 보건소 측은 제보나 신고를 받아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단속 나왔다’는 이야기가 돌면 셔터를 내리고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관련법에 의거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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