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상가 '역대급'..임대료는 요지부동, 왜

신수정 입력 2020. 11. 30. 06:30 수정 2020. 11. 3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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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각역 4번 출구와 맞닿아 있는 1층 상가.

코로나19로 상가 공실이 급증하고 있지만 임대료 벽은 공고하기만 하다.

초저금리에 풀린 시중 자금이 주택 투자에서 상가와 건물투자로 선회한 것 역시 임대료 하락을 방어하는 요소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원 소장은 "상가나 건물 소유주는 임대수익보단 시세차익을 생각해 투자한 분들이 많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공실 역시 계약기간 내에 일어날 경우 임대료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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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상가 공실률 2002년 이후 역대 최고
코로나19로 자영업 경기침체·비대면소비 확산
건물 시세 차익, 임대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이 공실로 남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서울 종각역 4번 출구와 맞닿아 있는 1층 상가. 175.2㎡(53평) 크기에 보증금 5000만원, 월300만원인 이 상가는 수개월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으면 자연스레 임대료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임대료는 요지부동이다.

코로나19로 상가 공실이 급증하고 있지만 임대료 벽은 공고하기만 하다. 공실로 고정 임대 수익이 떨어지고 있지만, 건물의 예상 시세 차익이 높아지고 있어 공실률과 임대료 간의 괴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29일 한국감정원과 KB금융에 따르면 3분기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상가가 12.4%, 소규모상가가 6.5%로 모두 전기 대비 상승했다. 전국 기준 공실률로는 중대형상가와 소규모상가 모두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대급 공실률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자영업 경기가 침체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상가 임대수요가 쪼그라들었다.

빈 상가가 늘어나고 있지만 임대료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임대료 수익보다 시세 차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건물주들이 임대료 하락을 건물 가치 하락 요인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 수익률은 2% 안팎에 그치는 상황에서 건물의 시세는 이보다 높게 형성되다 보니 건물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의 2020년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8.25% 상승했다. 지난해엔 2007년(15.60%)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률인 12.35%를 기록했다. 2018년은 6.84%, 2017년은 5.26% 상승했다.

초저금리에 풀린 시중 자금이 주택 투자에서 상가와 건물투자로 선회한 것 역시 임대료 하락을 방어하는 요소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커지자, 규제에서 자유롭고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내는 건물 및 상가 투자로 뭉칫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8월 광의통화(M2)는 3101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9조8000억원(0.3%)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해서는 9.5% 증가했다. 시중 유동성을 나타내는 M2는 현금화가 쉬운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 모든 통화를 말한다. 언제든 마땅한 투자처가 있다면 현금화해 투자할 수 있는 돈이란 의미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원 소장은 “상가나 건물 소유주는 임대수익보단 시세차익을 생각해 투자한 분들이 많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공실 역시 계약기간 내에 일어날 경우 임대료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수정 (sjs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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