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단계냐"..선택적 방역에 멍드는 방역체계

조문희 기자 2020. 11. 30. 1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에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요구가 커졌지만, 방역당국은 수도권에만 '2+α(알파)' 단계를 도입해 일부 위험시설의 방역 조치만 강화하기로 했다.

수도권이 지난 19일 1.5단계, 24일 2단계로 두 차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한 만큼 이번 주까지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3단계 시행 때에도 '강화된 거리두기'라는 명목으로 방역 체계에 없던 1.5단계, 2.5단계를 새로 만들어 시행해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파급력 고려해 수도권 2.5단계 대신 '2+α'
방역체계 허점에 공정선 논란까지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에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요구가 커졌지만, 방역당국은 수도권에만 '2+α(알파)' 단계를 도입해 일부 위험시설의 방역 조치만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되지만, 또 한 번의 '핀셋방역'으로 5단계 방역수칙 개정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다음달 7일까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1일 0시부터 목욕장업과 실내체육시설, 학원‧교습소, 숙박업소 행사‧파티 등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14일까지 전체 권역의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하되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2단계 격상을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거리두기 방안을 정부는 '+α'로 설명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요구에도, 기존 2단계를 유지하되 수도권 일부 위험 시설에만 '2+α(알파)' 단계를 적용해 방역지침을 강화하기로 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서민경제 고려했다지만…'제멋대로' 방역 체계 우려

방역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5단계로 격상하면 서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선 거리두기 시행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점도 2.5단계로 상향하지 않은 이유로 꼽혔다. 수도권이 지난 19일 1.5단계, 24일 2단계로 두 차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한 만큼 이번 주까지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핀셋 대응 자체가 거리두기 체계를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한 취지를 정면으로 어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3단계 시행 때에도 '강화된 거리두기'라는 명목으로 방역 체계에 없던 1.5단계, 2.5단계를 새로 만들어 시행해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해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했으며, 지난 7일부터 5단계 체제를 시행해 왔다. 결국 시행 3주 만에 다시 '2.25단계'에 준하는 거리두기 체계를 만들어내면서, 5단계 체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아울러 어정쩡한 규제가 시민들의 혼란만 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밀방역이라고는 하지만 허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연말을 앞두고 호텔과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에서의 행사나 파티를 금지하는 것은 권고 수준에 머물렀다. 또 목욕장업에서 목욕은 되는데 사우나는 안 되는 경우, 관악기 및 노래교실에서 일반인 수업은 안 되는데 입시생은 허용되는 경우 등 예외조항이 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11월29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관련해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공정성 논란 불러

이에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의 조치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SNS를 통해 "중대본은 이제 해체가 답인 듯하다"며 "할 일은 하면서 단계를 올리지 말던지, 새로운 거버넌스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일상 속 감염이 확산된 만큼 서둘러 거리두기를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외에도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방역 전문가들은 이번 2+α 단계에 대해 "증가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감소 추세로 되돌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30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38명을 기록했다. 전날(450명)에 이어 이틀 연속 400명대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26~28일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다가 400명대로 감소했지만, 통상 주말과 휴일에 검사 건수가 감소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방역당국은 내달 초부터 본격적인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