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록히드 마틴'.. 장밋빛 꿈일까?

김설아 기자 2020. 12. 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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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K-방산 '비상의 날갯짓'①] 성장엔진 켠 '방위산업'.. 이면의 그림자

[편집자주]K-방산이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과거 조선·기계·철강·정유·화학이 누리던 영광이 이제 방위산업을 비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걸림돌도 함께 놓여있다. 정부 주도 하에 징벌적 제재가 따라붙는 현재 사업모델 탈피가 불가피하다. 내수를 키우고 수출 길도 열어줘야 한다. 주도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K-방산의 미래도 없다. 기로에 놓인 방위산업의 현주소와 한계를 짚어본다.

#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와 KF-X(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국내 방위산업 국산화의 화룡점정으로 꼽힌다. KDDX는 선체설계(현대중공업)부터 핵심 무기체계(한화시스템) 및 각종 무장(LIG넥스원)까지 모두 국내기술로 만들어진다. 총 사업규모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최초의 국산 구축함. 향후 10년간 6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KF-X는 한화시스템이 핵심장비인 AESA 레이더 시제기를 담당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시제기 조립에 착수했다. 2025년부터 40대 초도 양산이 시작된다. 최소 F-4와 F-5 200대를 교체한다. 이 사업 덕분에 2030년 중반까지 국내 방위산업 국내 매출은 견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국내 물량만 확보한 것이 아니다. 국내 함정과 잠수함 수출은 이제 빈번한 일이 됐고 T-50 초음속 고등 훈련기도 7개국에 2조원 이상 납품된 효자 수출품이 됐다. K-9 자주포는 최근 호주 수출길을 뚫었다. 호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자주포 획득사업’ 우선협상대상에 K-9이 선정된 것. 이 사업은 약 1조원 규모다. 세계 시장에서 절찬리 판매 중인 명품 K-9이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한 순간이다. 호주뿐 아니라 터키·폴란드·인도 등도 K-9 자주포로 자국 영토를 지키고 있다. K-방산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싹을 틔우는 중이다.

그래픽=김영찬 기자/사진=뉴스1 DB, 한화디펜스
방위산업 후발주자인 ‘K-방산’이 점차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국내 납품물량 증가로 방산기업 3분기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는가 하면 항공기·미사일·자주포 등 수주 낭보도 잇따라 전해진다. 덩달아 세계 순위도 올랐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2019년 무기수출은 세계 8위. 2015년 20위에서 불과 4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세계 방산시장 점유율 또한 2.1%로 7년 전보다 1.3% 포인트 증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K-방산의 제2의 도약이라는 평가를 내놨지만 정작 속사정은 달랐다. 오히려 도약보단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 예산 느는데… 매출·이익 뒷걸음


성과는 단기적일 뿐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게 방산업계가 공통적으로 짚는 문제다. 왜 그럴까. ‘2020년도 방위사업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10대 방산업체의 매출액·수출액은 2016년 이후 뒷걸음질과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2015년 14조원을 돌파했던 매출은 2016년 14조8163억원까지 올랐으나 2018년 13조6493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3조9431억원으로 올랐지만 2.2% 소폭 증가에 그쳤다.

수출도 마찬가지. 지난해 10대 방산업체 해외 매출액은 1조7698억원으로 전년 1조9991억원보다 11.5% 줄었다. 해외 매출액은 2015년 2조6357억원에서 2016년 2조735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17년 1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12.7%에 머물렀다. 선진국(25~30%)의 절반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더 심각하다. 10대 방산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0년 7.4%에서 2015년 5.1%로 줄었고 지난해 3.7% 수준으로 떨어졌다. 5년간 방산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로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 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현 정부 들어 국방 예산이 ‘역대급’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국방 예산은 국내 방산업체의 매출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도 읽힌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해인 2017년 40조3347억원이던 국방비는 올해 50조1527억원으로 늘었다. 3년 만에 10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 중 국내 방위산업과 관련되는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 16조6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지난 3년간 방위력 개선비 평균 증가율은 11%로 앞서 9년(2009년~2017년) 간 평균 증가율 5.3%의 2배를 넘어선다.
문제는 늘어난 국방 예산이 국내 방산업체의 낙수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되레 미국산 무기 구매가 증가했다. 2014∼2018년 국외 무기구매는 전체 방위력개선비 약 55조원 중 38%(22조2000억원)에 달했다. 국외구매 무기는 2016년 약 1조원에서 2018년 4조3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방산업체 한 관계자는 “한정된 방위 예산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가 경쟁하는 구조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일반제조업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며 “국방비가 늘어난다고 해도 사실상 수혜는 해외 방산업체가 누리고 있는 셈이라 국내 업체가 고전하는 그림은 사실상 똑같다”고 말했다.


유일한 활로 ‘고마진 수출길’도… “쉽지 않네”


업계는 유일한 활로를 수출로 보고 있다. 내수의 경우 방위사업청의 방산원가 산정 기준에 따라 매출 총이익률이 9~16%로 제한되는 반면 수출은 이러한 제한이 없어서다. 수출의 경우 해당 국가와의 협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내수와 달리 고마진을 노려볼 수 있다.

종종 성과도 나오고 있다. K-방산의 ‘눈’으로 통하는 한화는 최근 호주군의 ‘주력 장갑차 선정 사업’에서 최종 관문을 앞두고 있다. 선정만 되면 방산 수출 최대 규모인 5조원대 납품이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 전반으로 눈을 돌리면 수출 역시 장애물이 많다. 특히 올해는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더 어려워졌다는 게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출 협상 진행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가 하면 각종 무기·방산 박람회 등 수출 관련 협상이 이뤄지는 자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설상가상 주요 수출 대상국도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자국 업체 살리기에 나서면서 수출 장벽은 더 높아지고 있다.

신속시범획득사업을 수주한 현대로템의 다목적무인차량/사진=뉴스1 DB
장기화될 경우 세계 방산업계에서 K-방산 기업 입지도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방산 매출 1위이자 세계 32위인 한화의 지난해 방산부문 매출은 39억달러(4조3100억원)다.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 560억달러(65조원)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국내 방위산업 내수 규모는 약 10조원. 록히드마틴 연간 매출 15% 규모에 불과한 내수 시장을 두고 기업들이 경쟁하다 보니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글로벌 덩치를 키우기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정부가 무기체계 수요 계획을 짜고 이에 맞춰 방산업체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돼 방산업체 주도로 무기체계를 연구·개발하거나 선제적으로 투자하기 힘들다”며 “결국 내수 중심이 되다 보니 업체가 해외맞춤형 무기를 개발하는데도 주저하고 수출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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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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