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아닌 케이팝이 왜 세계시장에서 성공했나?
[파이낸셜뉴스] 방탄소년단이 한국어 가사 노래 ‘라이즈 고즈 온’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 케이팝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음악 주류 시장에서 영항력을 발휘하고 있다.
케이팝의 선봉에 선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NCT, 세븐틴, 블랙핑크, GOT7,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등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주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음악시장에서 케이팝이 이렇게 경쟁력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가온차트의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내수시장의 한계로 케이팝의 해외진출은 아이돌 업계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자, 필연적 선택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레 세계 주류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음악) 수준에 이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케이팝 기획사가 현지화 전략을 펴 한국인 한명도 없는 케이팝 가수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향후 케이팝이 (세계인의 스포츠 종목으로 거듭난 태권도와 같이)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거듭날 경우, K팝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해외 K팝 아티스트들의 등장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수시장 한계, 수출이 살길이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30일 'BTS 그래미 후보 지명과 K-POP의 경쟁력, 세계화 그리고 전망'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2040년 한국의 연령별 인구구조를 제시하며 “10대와 20대의 연령층이 적고 40~50대 이상의 인구가 많은 항아리 형태”라고 짚었다.
"요즘은 팬덤의 연령대가 1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코어 팬덤층은 10대와 20대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코어 팬덤층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K팝의 해외 진출은 사실상 아이돌 업계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자 필연적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인구가 각각 1억2000만명인 일본이나, 14억3000만명인 중국과 달리 한국은 늘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였고, (음악 시장 역시) 내수시장의 한계를 갖고 있다"며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고 면적이 작은 대한민국 안에서 아티스트 간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퍼포먼스의 완성도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작은 내수시장이 K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K팝 세계화 20년, 3.0단계로 진화중
K팝이 본격적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간 시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보아(2000년), 동방신기(2003년), 카라(2007년), 소녀시대(2007년), 원더걸스(2007년)가 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다. 원더걸스가 당시 미국 시장을 노크하며 단기적 성과를 거뒀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케이팝의 글로벌 경쟁력은 일종의 해외 국적의 가수를 영입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트와이스, 2PM, 블랙핑크 등 팀에 해외 국적의 가수가 있으면, 해당 멤버의 국가에서 각종 MV조회수 등이 타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김진우 수석위원은 “최근 방탄소년단의 '작은것들을 위한 시'에서 할시가 피처링을 하고 블랙핑크의 '아이스크림'에 셀레나 고메즈가 피처링을 한 것도 넓은 범위에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과거 1.0단계가 주로 아시아권에 머물러 있었다면 2.0단계부터는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 K-POP의 세계화가 확장됐다”고 비교했다.
■K팝 종주국 위협할 케이팝 아티스트 등장할 수도
케이팝은 현재 현지인들로만 구성된 케이팝 세계화 3.0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는 “JYP가 일본 소니뮤직과 손잡고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니쥬와, SM의 WayV, (한국 연예기획사) 쇼비티필리핀의 SB19의 공통점은 멤버 전원이 일본, 중국, 필리핀 출신의 현지인들로만 구성됐다는 점”이라며 “아직까지는 현지 국가를 베이스로 활동 중이지만 SB19의 경우 올해 초 빌보드 소셜차트 50에 이름을 올리기도 해, 자국 외 시장으로의 확장 역시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K-POP의 세계화는 앞으로도 지속가능 할까? 그는 “K팝 역시 해외 진출이 1차, 2차, 3차 ~N차에 이르게 되면 해외 시장에 고착화되어 K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음악적 퀄리티와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동시에 추구하는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된다면, 해외 멤버로 구성된 케이팝 가수가 "K팝의 종주국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선수가 태권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일을 언급하며 “태권도는 더 이상 대한민국만의 국기가 아닌 전 세계인의 스포츠이기에 충분히 해외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케이팝 역시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거듭날 경우, K팝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해외 K팝 아티스트들의 등장도 예상해 볼 수 있으며, 앞서 살펴본 SB19의 경우처럼 글로벌 차트에서 대한민국 출신의 K팝 아티스트와 해외 국가의 K팝 아티스트가 경쟁하는 날을 머지않은 미래에 맞닥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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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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