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가고 마사지숍 가고.. 이·통장단 연수 갔나 관광 갔나

임성준 입력 2020. 12. 1. 15:36 수정 2020. 12. 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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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충남 아산시 통장단이 제주 단체연수 당시 제주 시내 대형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나이트클럽을 다녀온 일행 중 1명은 아산으로 돌아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집단 감염 사태를 확산한 진주시 이·통장단은 제주 여행 당시 마사지숍과 유흥주점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연수 목적이 아닌 사실상 여행과 유흥을 즐기러 온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산시 통장단 20명은 지난달 19∼22일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단체여행을 했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일행 중 12명은 지난달 20일 밤 제주 시내 대형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나이트클럽에 머문 뒤 인근 음식점을 방문했다.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일행 중 1명은 아산에 돌아간 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통장단 20명 가운데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의 가족과 지인 등 4명이 연쇄 감염됐다.

아산시는 진주 이·통장단이 16∼18일 탑승했던 버스로 통장들이 제주 여행을 했다며 관광버스 기사인 제주 73번 확진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밀폐된 실내 다중집합시설을 방문했는데도 방역 당국은 동선 공개를 하지 않아 도민 불안과 혼선만 증폭시키고 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지침상 코로나19 증상 발생 2일 전부터 격리일까지, 증상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는 검체 채취일 2일 전부터 격리일까지를 공개 대상으로 한다”며 “아산시 통장단은 20일 나이트클럽을 방문했고, 22일 제주를 떠난 뒤 27일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나이트클럽은 역학조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 여행 직후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만큼, 범위를 넓혀 역학조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진주시 이·통장단은 제주 연수 기간 마시지숍과 유흥주점을 방문해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진주시 이·통장 일행은 지난달 17일 제주시 연동에 있는 마시지숍에서 단체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숍에서 접촉한 업체 종사자와 접촉자 등 3명이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관광버스 기사와 가족 등 3명도 확진됐다. 이로써 진주발 제주도민 확진자는 6명으로 늘었다.

지난 11월 26일 공무원 중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진 뒤 진주시청 로비가 텅 비었다. 연합뉴스
이 일대에서 일하는 피부관리사 400여명은 일주일간 영업을 중단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관리사들은 업체 호출을 받아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근무하는 프리랜서 형태다.

제주 시내 한 유흥주점은 직원 7명이 자가격리되면서 영업이 잠정 중단됐다

지난 16∼18일 제주를 방문한 뒤 집단 확진 판정을 받은 진주시 이통장 연수단 중 일부가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행 중 6명은 제주 방문 첫날인 16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고 여기에는 여성 접객원 2명이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접촉한 직원들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나이트클럽과 유흥주점, 마사지숍 방문 사실을 비공개하면서 도민 불안은 증폭하고 있다.

‘n차 감염’을 불러온 경남 진주 이·통장 여행 동선 비공개로 논란을 사자 원희룡 지사가 30일 “복수 감염자가 나왔고 다중이 출입할 경우 적극적으로 판단해서 동선을 공개해 ‘숨긴다’는 불필요한 오해나 불안감 확산을 막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도 방역당국은 여전히 정부 지침을 이유로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도는 지난 16∼18일 경남 진주 이·통장 일행의 제주 여행 중 방문한 마사지숍을 비공개하고 당시 접촉 우려가 있는 마사지숍 직원과 손님들을 내부적으로 파악하다가 언론 보도(세계일보 11월 27일 보도) 이후 뒤늦게 동선을 공개했다.

고모(54·여·제주시)씨는 “제주를 다녀간 단체여행객 집단감염 사태가 확산하면서 도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들의 동선을 언론 취재로 뒤늦게 알아야 하느냐”며 “방역 당국이 왜 쉬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제주를 다녀간 단체관광객 잇단 확진으로 도내 전세버스와 여행업계도 ‘멘붕’에 빠졌다.

원 지사는 전날 주간조정 정책회의를 열고 확진자 동선 발표와 관련해 “업주들의 생업 보호와 도민 알권리 실현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판단·대응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질병관리청 지침을 고려하면서도 사회적으로 파장이 있고 도민 안심을 위해 필요한 경우라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도는 제주형 거리두기 방침을 1.5단계 범위에 준해 조정해 2일 발표할 예정이다.

원 지사는 “수도권 등 전국 상황이 심상치 않고, 수도권 인구가 지속해서 찾아오는 입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언제든 깨질 수가 있는 만큼 제주의 위험도를 고려한 ‘1.5단계 플러스·마이너스 알파’의 방역 대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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