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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권 전횡 제한해야" 법원, 장관·총장 관계 10페이지 걸쳐 설명했다

입력 2020. 12. 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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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을 대검으로 복귀시킨 법원 결정문은 이례적으로 장문으로 작성됐다.

법원은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장관 인사권 전횡에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조미연)가 내놓은 결정문을 보면, 재판부는 10페이지에 걸쳐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 직무배제가 남용될 경우 검찰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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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장문 내놓은 법원..꼬박 만 하루 걸려 작성
"총장이 장관에 맹종할 경우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될 수 없어"
현직 부장판사 "국가행정권 남용 견제, 작정하고 쓴 것같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추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그동안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날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검으로 복귀시킨 법원 결정문은 이례적으로 장문으로 작성됐다. 법원은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장관 인사권 전횡에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조미연)가 내놓은 결정문을 보면, 재판부는 10페이지에 걸쳐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 직무배제가 남용될 경우 검찰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영업정지 등 일반 행정사건 결정문은 한 두 페이지 정도로 짧게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길 우려’나 ‘급박성’ 인정 여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 등이 나열되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는 양 쪽 의견을 들은 30일 사실상 결론을 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결정문에 논거를 상세히 기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정문은 심문이 종결된 후 만 하루가 지나서야 나왔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권에 맹종할 경우 검사들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될 수 없다”며 “총장의 임명이 인사청문회를 통한 검증에 의해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직무 집행 정지) 규정이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으로까지 전횡되지 않도록 숙고되어야 한다"고 했다.

당초 이튿날 예정됐던 징계위원회를 감안해 빠른 결정을 내린다는 점도 밝혔다. 직무배제 처분이 검찰총장의 직무 수행 권한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으로, 사실상 해임·정직 등의 중징계처분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직무복귀 여부를 긴급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장문의 결정문을 읽고 재판부가 법무부 측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해 고심했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추 장관 측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이 예정돼 있어 당장 직무복귀시키는 절차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러한 징계처분이 언제 종결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그러한 사유만으로 윤 총장의 주장을 배척한다면 법적 지위를 계속 불안정한 상태로 두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서울행정법원에 근무했던 한 현직 부장판사는 “행정법원의 역할이 국가행정권 남용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작정하고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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