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日언론에 과거발언 해명 "부임시 천황이라 부를 수밖에"

박세진 2020. 12. 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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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영토 러시아 땅' 발언에 대해선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강창일 일본 주재 한국대사 내정자가 '북방영토', '덴노'(天皇) 등 일본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창일 내정자는 전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요미우리,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취재에 응했다.

강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 시절이던 2011년 5월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國後>)를 방문했을 때 취재진에게 한 것으로 알려진 '북방영토는 러시아 영토' 발언에 대해 " 러시아에 빼앗겨 점유(占有) 당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강 내정자가 "(방문한 것 자체에) 문제는 없었다. (러시아) 점유 상황을 시찰하는 것이 (방문) 목적이었다"면서 일본 쪽에선 갈 수 없어 사할린 남부인 유즈노사할린스크를 통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서울 교도=연합뉴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가 1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일본 기자들을 만나 일본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북방영토는 러시아가 사할린주(州)에 편입해 실효 점유 중인 하보마이, 시코탄, 구나시리, 에토로후 등 남쿠릴 4개 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이 부르는 말이다.

옛 소련은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 한 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에 전격 참전한 뒤 1945년 8월 15일의 일본 항복 선언 직전에 이들 섬을 점령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56년 일본과 합의한 공동선언을 통해 평화조약을 체결한 뒤 4개 섬 가운데 하보마이와 시코탄을 넘겨주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미해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

강 내정자는 또 지난해 2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왕 사과를 요구하는 발언을 한 뒤 자신이 일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 의장 발언은)'천황'(天皇·일본어 발음 '덴노')이 옛 위안부를 위문(慰問)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취지였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내정자는 "(당시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은) 문 의장 생각을 설명한 것일 뿐이었다"면서 "일본에서 천황의 존재, 역할에 대해 무지(無知)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 전 의장은 작년 2월 8일 보도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 당시 일왕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잡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사죄하면 그 한마디로 (위안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이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 아닌가"라고 하면서 일왕 사죄 문제를 거론했다.

아키히토의 부친은 일본인들이 그의 연호를 따서 '쇼와 덴노(昭和 天皇)'로 부르는 히로히토(裕仁)다.

한반도 식민통치의 성숙기와 절정기가 그의 재위 기간(1926~1989)과 겹치고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위안부 문제 같은 수많은 불행한 역사가 그의 재위 중에 벌어졌다.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는 문 전 의장의 표현이 나온 배경이었다.

하지만 고노 다로(河野太郞) 당시 외무상은 그런 역사적 배경을 외면한 채 "발언을 조심해 줬으면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도 국회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많은 국민이 놀라움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일본 정부 차원에서 거센 반발 움직임이 있었다.

작년 2월 13일 중의원 예산위에 출석한 아베 신조 당시 총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결국 문 전 의장은 4개월여 만인 작년 6월 방한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마음을 상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강 내정자는 작년 10월 KBS 라디오에서 덴노에 대해 "한국에선 일왕이라고 하자"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주일) 대사로 부임하면 천황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현재 천황 호칭으로 한국에서는 격이 낮은 '일왕'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만, 외교당국 차원에선 일본이 공식적으로 쓰는 천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교도통신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강 내정자가 새 주일대사로 부임하면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생각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지일파'로 통하는 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새 주일대사로 내정한 뒤 일본 언론은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강 내정자는 도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고,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 매체는 강 내정자의 북방영토 방문 문제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강 내정자가 전날 일본 매체를 상대로 해명에 나선 것은 '주재국(일본 정부) 동의'를 받는 아그레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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