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식당 형편 고려해 식사"..대전 동구청장 코로나 회식 논란

김방현 2020. 12. 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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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주민 등과 저녁 회식
테이블간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 위반 논란
황 청장 "영세 식당 칸막이는 과도한 규제"

대전 동구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앞두고 주민 등 여러 명과 회식을 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대전 동구에 따르면 황인호(더불어민주당) 동구청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크리스마스 점등식 행사에 참석한 뒤 주민들과 함께 동구 삼성동 한 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황 구청장 일행은 식당에서 테이블 간 거리두기나 띄워 앉기 등 생활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12월 1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는 황종성 동구의원도 함께 했다. 황 구청장은 지난 6월 대전에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도 전·현직 구의원들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황 청장은 지난달에는 장애인 대상 특수교육 시설 개원식에서 “나도 결혼을 못 해 ‘특급장애인’이었다”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을 담은 축사를 하기도 했다. 당시 황 구청장은 “지역 장애인단체 회장이던 분이 저를 지칭해 ‘50살 넘게 결혼 못 한 특급장애인’이라고 소개한 사례를 들어 장애인 가족들께 힘내라는 취지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 “코로나19가 창궐한다고 정부와 방역당국이 국민에게 호소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한 번만 더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지적했다.

황 구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퇴근하던 중 만난 삼성동 주민들이 갑작스레 면담 요청을 했고, 주민 애로사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저녁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하게 됐다”며 “먼저 와 있던 손님들이 만취 상태에서 심한 욕설과 고성 등을 질러 험악한 분위기임에도 어려운 식당 형편을 고려해 업주 권유로 식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황인호 동구청장(왼쪽)과 동구의회 황종성 의원이 지난달 30일 저녁 동구 삼성동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식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방역지침을 어겼다고 하지만 방역 지침상 50㎡ 이하 음식점에는 제한 규정이 없다”며 “영세한 식당에서 칸막이까지 설치한다는 것은 업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는 과도한 규제”라고 했다.

황 청장은 동구의회 의장과 대전시의원을 지낸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당선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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