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중국 김치가 세계 표준?..억지 부리는 이유는?

KBS 2020. 12. 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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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 요즘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김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때아닌 종주국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이야기인데요.

<글로벌ET> 은준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치는 우리 고유 음식 아닙니까,

그런데 중국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네, 이번 김치 종주국 논란에 불을 붙인 건 다름 아닌 중국 관영 매체입니다.

지난달 28일, 환구시보 기사입니다.

'중국이 표준을 마련했다, 김치 종주국 한국의 굴욕'이라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중국의 주도로 김치 산업의 국제 표준이 제정됐다는 내용입니다.

환구시보, 그러면서 중국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고, 전 세계 업계가 이 표준에 따라 김치를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표준 제정에 참여하는 전문가 가운데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제 표준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김치, 우리 김치와는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국제 표준을 받은 음식, '파오차이'라고 합니다.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채소 절임으로 피클에 가깝습니다.

국제표준화기구, ISO는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은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러 번 발효를 거치는 우리 김치와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환구시보 보도에선 이런 내용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도 우리 김치의 식품 규격은 이미 20년 전에 국제 표준으로 지정됐다고 즉각 반박했고요.

영국 BBC는 한국의 김치 재료, 김장 문화를 볼 때 중국 '파오차이'와는 다르다며, 환구시보의 보도는 오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논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한 발 빼면서도, "한국과 중국은 협력과 공유할 게 더 많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앵커]

논란이 쉽게 일단락된 것 같긴 한데, 더 짚어볼 게 있습니다.

발음과 관련돼 외국인들이 헷갈릴 수 있다면서요?

[기자]

네, '김치' 하면 '한국', 이 공식이 우리에겐 너무 당연한 얘깁니다.

김치는 영어로도 김치입니다.

고유명사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러면 중국어로는 어떻게 읽힐까요.

'파오차이'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선 우리 김치를 '한궈(한국)파오차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 김치를 보면 '파오 차이'와 같은, 또는 비슷한 음식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양한 방법으로,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중국은 그동안 김치가 파오차이의 한 종류다, 이런 억지 주장을 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검색해보면,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 음식문화인데,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합니다.

김치 정체성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거나, 중국 문화 속에 편입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음식인 김치를 중국에서 생산도, 수출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경제적인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기자]

네, 음식점에서 원산지가 중국산인 김치, 자주 보셨을 겁니다.

그만큼 김치 수입량 많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김치 수출량, 5만 8천여 톤이지만, 수입량은 30만 6천여 톤으로 5배가 넘습니다.

수입 물량의 99%, 대부분이 중국산입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으로 김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환구시보도 이런 점을 노려 노골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김치 자급률을 끌어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김치를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치 종주국이라는 말은 유명무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발효 식품이 주목을 받고, 한류 인기까지 더해 전 세계에서 김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이 불거졌는데, 우리 김치만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더 많이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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