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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밀리면 안된다" 절박감.. 징계 강행 땐 역풍 불가피

박현준 입력 2020. 12. 02. 19:35 수정 2020. 12. 0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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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고기영 법무부 차관 후임 인선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축출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그간 추·윤 갈등 와중에 침묵하던 문 대통령의 내심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 조치로 해석된다.

추·윤 갈등이 문재인정부의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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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尹 징계 올인 왜
갈수록 尹 존재 부각.. 檢은 집단 반발
秋·尹 사태 방치 땐 국정동력 상실 우려
조기 레임덕 차단 위해 '秋 지원사격'
尹 해임하더라도 사태 조기진화 미지수
불복 소송 가능성.. 사태 더 커질 수도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고기영 법무부 차관 후임 인선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축출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그간 추·윤 갈등 와중에 침묵하던 문 대통령의 내심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 조치로 해석된다. 전날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는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 등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 안팎에서도 추 장관의 윤 총장 찍어내기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추 장관 손을 들어준 셈이다. 다수 여론에 맞서는 이 같은 결정은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자칫 머뭇거리다가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검찰의 조직적 반발이 세를 얻어 레임덕(임기말 국정누수 현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들은 문 대통령이 신속한 결정을 내린 배경을 주목하라고 말하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과 검사들은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윤 갈등이 문재인정부의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윤 갈등이 부각되면서 검찰총장 한 명의 진퇴가 마치 국정의 중대 사안처럼 비치면서 검찰개혁이란 큰 흐름이 실종됐다는 우려다. 문 대통령으로선 정권의 최대 역점 사안인 검찰개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윤석열 검찰’을 그대로 안고 가기는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역풍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는 중도층에서 ‘정부견제’(57%)가 ‘정부지원’(34%)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압박 등 친문재인 지지층의 여론에 부응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그 배경인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법무부 징계위의 윤 총장 해임 의결→ 문 대통령 재가’ 수순이 현실화하면 문 대통령은 그 후폭풍을 전면에서 맞아야 한다. 윤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다가 내쫓긴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 윤 총장은 실제로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서 문 대통령과 여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정치적인 존재감이 급상승했다. 따라서 윤 총장이 총장자리에서 밀려난다면 더 큰 혼란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뉴스1
윤 총장 해임으로 이 사태가 조기 진화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오는 4일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 해임을 결정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더라도 윤 총장이 그대로 물러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서다. 불복 소송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소송 과정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생중계되면서 또다시 윤 총장 사태가 모든 국정을 뒤덮을 공산이 크다. 청와대와 여권이 우려하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직무 정지로 위기를 맞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의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구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일각에서는 ‘차분하고 조용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권이 윤 총장이란 기관차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추·윤 갈등을 정치적 공학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정치 갈등이 심화하고, 그 와중에 민생 정책이 방기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정기국회에서도 여권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라는 꼬리표가 달린 논란 법안들을 야당의 반대에도 밀어붙이고 있다.

박현준·곽은산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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