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빚잔치..내년 558조 '수수퍼' 예산 국회 통과
내년도 558조원 규모 예산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차 긴급 재난지원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예산이 추가된 ‘수수퍼’ 예산이다.
지난 9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7조5000억원이 늘고, 5조3000억원 깎였다. 순수하게 늘어난 예산은 2조2000억원이다. 이미 역대 최대 규모로 짜였던 정부 예산안(555조8000억원)이 국회를 거치며 558조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해 8.9% 증가했고, 네 차례 추경을 더한 액수(554조7000원)보다도 3조원 더 많다.
지난달 들어 코로나19가 3차 확산하자 국회는 관련 예산을 대거 추가했다. 3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용도로 3조원을 새로 반영했다. 4400만 명분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9000억원 예산을 증액했다. 고용 안정 사업에 3000억원, 돌봄ㆍ보육 예산에 3000억원을 더했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신규 건립 예산(150억원), 임시생활시설 확충과 진단 검사비ㆍ격리 치료비 지원 예산(250억원)도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직접 관련 없는 예산 ‘끼어들기’도 적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맞춰 자동차 배출가스 관리 예산(290억원),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 융자 예산(200억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도시철도 노후 차량 교체(1100억원), 4차 규제자유특구 지원(180억원), 참전ㆍ무공 명예수당 인상(420억원), 신진예술인 창작준비금(60억원) 등 예산도 각각 증액됐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출 삭감도 이뤄졌다. 정부안에서 한국형 뉴딜(-6000억원)을 포함해 5조8000억원 사업 예산이 깎였다. 순증한 2조2000억원 예산은 대부분 적자 국채 발행으로 메운다. 빚으로 쌓인단 의미다.
내년 나랏빚은 956조원에 이를 예정이다. 올해 네 차례 이어진 추경에 내년 본예산 증액까지 ‘빚잔치’로 충당한 탓이다. 정부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내년 75조4000억원 적자다. 정부안보다 2조6000억원 적자가 늘었다.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 47.3%로 올라선다. 정부안(47.1%) 대비 채무 비율은 0.2%포인트 더 높아진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3조원+α’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이 곧 지급된다.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조속히 설 이전에 지급하자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부 지급 대상은 아직 논의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 강화로 문을 닫거나 영업에 피해를 본 업종,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은 역대 최대인 규모 외에 다른 기록도 남겼다. 법정 처리 시한(2일)을 넘기지 않고 예산안이 통과된 건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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