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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수 몰린 문 대통령 "절차대로" 징계 수순..정치적 부담 불가피

이주영 기자 입력 2020. 12. 02. 20:58 수정 2020. 12. 0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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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임 대통령에 돌아가"
여권도 징계위 개최 우려
청 관계자 "순리에 맡겨"
이용구 내정자 '아파트 2채'
인사 기준 외면 '졸속' 비판

[경향신문]

‘화환대전’ 2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입구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들이 놓여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인도에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 권도현·김창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지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외통수에 몰렸다. 사태가 전개되는 동안 원칙을 앞세워 거리를 뒀지만 ‘추·윤 갈등’이 권력 다툼으로 비화하면서 책임이 문 대통령으로 향하고 있다. 추·윤 모두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퇴로를 모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로 꼽았던 검찰개혁의 대의명분도 무너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일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을 발표하며 윤 총장 징계와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징계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추·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문 대통령과 여권은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한 지 이틀 만에 이용구 변호사를 차관으로 내정한 것은 징계위원회 개최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사징계법상 법무부 차관은 당연직 징계위원이다. 징계 청구권자는 징계위에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추 장관은 징계위에서 배제됐다. 장관 부재 시 차관이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도록 돼 있는데 차관 공석으로 징계위 개최가 불투명해지자 서둘러 후임 인선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비검찰 출신으로, 친여 성향의 인사를 차관에 앉힌 것은 검찰개혁을 중단 없이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 대통령은 중립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위원장 직무대리는 차관이 아닌 민간위원이 맡도록 지시했다.

이 내정자는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있던 지난 3월 재산공개 당시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두 채를 신고했다. 본인 명의의 서초구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강남구 아파트를 보유했다. 청와대가 고위공직자 인선 시 다주택자 배제를 인사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윤 총장 징계를 서두르기 위해 졸속 검증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이 내정자가 한 채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징계위에서 윤 총장 징계 결과가 나오면 문 대통령이 징계 결과를 그대로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징계위가 징계 수준을 결정하면 대통령이 집행을 거부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징계위 결론이 나오면 그것대로 확정되는 것이지 대통령이 결단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다 하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 자체가 이미 ‘찍어내기용’으로 인식되고 있어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 “윤 총장이 스스로 나간다고 해도 문 대통령과 여권은 상처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해 해법을 찾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절차적 정당성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이 너무 원리원칙대로만 하려는 것 같다”며 “징계위 결론대로 대통령이 사인하게 되면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추 장관이 책임지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이 법원의 직무 복귀 결정 등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에서 자진사퇴는커녕 최종 징계 결정이 나오더라도 이에 반발해 무효 소송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기엔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며 “징계위가 진행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순리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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