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최측근까지 사표.. 무너지는 '추미애 사단'

이민석 기자 입력 2020. 12. 3. 03:00 수정 2020. 12. 3.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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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징계절차 강행] 尹 처가 수사 중앙지검 1차장 "검찰 중립성 위협말라" 반기
김욱준 1차장

대표적인 친(親)정권 검사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김욱준 1차장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2일 검찰이 밝혔다. 그는 사표를 내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재 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차장 사의에 이 지검장은 이날 출근한 뒤 급히 오전 연가를 내고 외출하는 등 중앙지검이 ‘혼돈’ 상황에 빠진 모습이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채널A 사건,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윤 총장 처가 사건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을 ‘강요’에 가까울 정도로 압박해온 이 지검장 등 중앙지검 수뇌부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에 달한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법무부의 ‘2인자’로서 추 장관을 보좌했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 개최에 반대하며 사퇴한 데 이어 김 차장까지 등을 돌리자, 검찰 내부에선 “‘친문(親文) 검찰' ‘추미애 검찰’이 스스로 몰락하고 있다”며 “난파선에서 잇따라 뛰어내리는 모습”이라는 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차장은 전날 이 지검장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지난 1월 이 지검장 부임 직후 4차장으로 있다가 지난 8월 선임(先任)인 1차장으로 옮겼다. 그는 이 지검장 주문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겨냥한 ‘채널A 사건’과 축소 수사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 펀드 비리 초기 수사, 최근 윤 총장 처가 의혹 사건 수사 등을 지휘해온 인물이다.

◇이성윤 ‘불신임 기류’에 최측근까지 반기

김 차장 사의 표명을 두고 중앙지검 내부에선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수사 강행’과 함께 윤 총장 처가와 측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과도한 수사 압박에 대한 반발로 받아들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지검장에 대한 불신임 기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그의 최측근인 김 차장마저 반기를 들고 나간 것”이라고 했다.

이성윤 중앙지검장 친(親)정부 검사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인 김욱준 중앙지검 1차장이 “검찰의 중립성과 존재 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들을 중단해달라”며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장은 2일 오전 연가를 냈다. 사진은 작년 9월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이 지검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성윤 지검장이 현 상황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앙지검 간부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제기되는 상황도 김 차장 사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인사는 “전국 검사들이 들고일어나는 상황에도 이 지검장의 ‘침묵’이 계속되자 중앙지검 부장들의 반발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김 차장 등 차장검사들이 ‘이 지검장 유감 표명’ 등의 발표 여부를 놓고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중앙지검 일각에선 “(김 차장은) 이 지검장 지시에 따라 수사팀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을 한 당사자”라며 “이제 와서 ‘검찰의 중립성’을 주장하면서 사표를 쓰고 나가는 것은 이 같은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고립무원 이성윤도 사퇴하나

김 차장 사의로 이성윤 지검장은 더욱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이 지검장은 부장들과도 직접 만나지 않고, 김 차장을 통해 지시를 내려왔었다”며 “김 차장 사퇴로 이 지검장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말 중앙지검 평검사부터 부부장, 부장검사 등 간부급들은 윤 총장 직무 배제가 부당하다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 지검장을 적시해 비판하는 내용까지 담으려고 시도했다. 상당수 검사는 “이 지검장이 사표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열렸던 중앙지검 부장검사 회의에 윤 총장 장모 최모씨를 기소했던 박순배 부장(형사 6부)도 참석해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0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따라 시작된 윤 총장 처가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간부까지 등을 돌린 것이다. 중앙지검 내부에선 “이 지검장이 무리한 지시를 해도 그대로 따를 검사는 이제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지검장은 평검사들과 간부들 반발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한 언론은 “이 지검장을 보좌하는 검사장실이 서울중앙지검 운영지원관에 연금과 명예퇴직에 대해 문의하는 등 이 지검장이 퇴직 절차를 알아본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앙지검은 “검사장(실)이 관련 부서에 명예퇴직이나 연금 등을 확인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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