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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안전 자산인 달러·금값 동반 하락, 바닥은?

김은정 기자 입력 2020. 12. 0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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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2년8개월만에 최저
금값도 여름 정점 찍고 줄곧 하락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잇따른 백신 개발 소식에 길고 길었던 코로나 터널의 끝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커질수록, 세계 투자자들이 달러와 금을 버리고 주식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여름,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찍었던 국제 금값은 지난달 말 1800달러 선이 깨졌고, 달러화 가치는 3월 1차 확산기에 기록했던 고점 대비 11% 이상 급락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내린 1100.8원에 마감, 2년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연일 사상 최고 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1.65포인트(1.57%) 오른 2675.90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 세운 사상 최고 기록(2634.25)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오종찬 기자

보통은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대체 안전 자산인 금 수요는 몰리기 마련이지만, 최근엔 이런 공식마저 깨졌다. 안전 자산은 일제히 하락하고 주식과 원자재 등 위험 자산만 오르는 형국이다. 이런 돈의 대이동은 언제, 어느 정도까지 계속될까.

◇”달러 가치, 20%는 더 떨어진다”

유로·엔·파운드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1973년=100)는 2일 91.16까지 떨어지며 2018년 4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에 달러 가치가 5%에서 20%는 더 떨어질 걸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곧 백신이 풀리면 경제 회복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그간 안전 자산으로 쏠렸던 돈이 위험 자산으로 급격히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마크샤야 트리베디 골드만삭스 외환·아시아 시장 담당 공동대표는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안전 자산으로 대피했던 돈은 ‘원자재 통화’나 신흥국 주식시장 같은 위험 자산으로 몰리면서 달러 가치가 최소 5~6%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원자재 값이 오를수록 통화가치도 뛰는 대표적인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와 노르웨이 크로네 가치는 3월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각각 28%, 35% 급등했다.

시티그룹은 달러 가치가 지금보다 20%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01년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 몇 년에 걸쳐 나타난 달러 대폭락 현상이 앞으로 몇 년 내에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달러인덱스
국제 금값

이를 강하게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다. 코로나 사태 이후 3조달러(3300조원) 넘는 달러를 푼 연준은 앞으로도 계속 달러를 풀 기세다. 1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전한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번 위기가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막대한 쌍둥이 적자(재정수지+경상수지 적자)로 달러화 가치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다만 금값은 다시 상승 국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은 모두 위험 자산으로 뛰어가느라 금까지 내다 팔고 있지만, 달러 약세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결국 대체재인 금 수요는 회복될 것이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금값을 2000달러, 시티그룹은 2500달러로 예상했다.

◇신흥국으로 몰리는 돈…코스피 연일 최고치 경신

달러와 금을 떠난 돈은 신흥국 주식으로 쏠리고 있다. 1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11월 신흥국 주식 순매수는 398억 달러(약 44조원), 채권은 367억달러(약 40조원)로 올해 최대를 기록했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도 수혜국 중 하나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5조6000억원에 달하는 ‘바이(Buy) 코리아’ 행렬을 이뤘다. 2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58% 오른 2675.9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덕분이다.

신흥국 투자 전문가인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털 창립자는 지난달 30일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금융 포럼에서 “2021년은 인도⋅중국⋅한국⋅대만 같은 신흥국 시장이 선진국 대비 수익률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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