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지원금 고작 3조..전세대책엔 11조원 쏟아붓는다

이훈철 기자 2020. 12.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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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가대책 발표와 국회 심의과정에서 3조2000억원 증액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단지. 2020.8.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전세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예산'(주거안정지원 예산)이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보다 3배 많은 11조원 규모로 확정됐다.

공공 전세형 주택 도입 등에 2조원 가량이 신규 편성되면서 관련 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42% 증액돼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와 여당이 전세난 해결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회가 코로나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위한 재난지원금 편성에는 인색하면서 임대차3법으로 전세대란이 발생하자 국민적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부동산 관련 예산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내년 공공 전세형 주택 도입 등 주거안정 대책 관련 사업예산은 총 10조8613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제출한 7조6222억원보다 3조2391억원(42.5%) 증액됐다.

이들 예산 대부분은 정부가 앞서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11·19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이다. 앞서 정부는 전셋값이 폭등하고 전세 품귀현상마저 발생하자 2021~2022년 신축 매입약정과 공공 전세주택 등 전국에 11만4000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가구 매입임대, 민간임대, 통합공공임대 등 세부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출자 및 융자지원를 제외하더라도 전세대책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오른쪽)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주요 증액사업을 보면 Δ매입임대(매입약정) 확대 2조2990억원 Δ공실상가·오피스 활용 9250억원 Δ공공 전세형 주택 도입 1조8563억원 Δ오피스텔 사업자 전세전환시 기금대출 1500억원 Δ통합형 공공임대주택 중형평형 신설 1813억원 등이 배정됐다.

정부가 신축을 매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매입약정 예산은 1조6245억원에서 2조2990억원으로 6745억원 늘어났다. 내년 매입임대 물량을 1만2000호에서 1만7000호로 5000호를 추가하기로 하면서 국회에서 3195억원이 증액된 것이다.

공실로 남아 있는 상가와 오피스텔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예산도 당초 공급물량을 3400호에서 7400호로 4000호 늘리기로 하면서 4775억원이 증가했다.

공공 전세형 주택 도입을 위한 예산은 9000호 공급을 위해 1조8563억원의 예산이 신규로 반영됐다. 중산층도 살고 싶은 평생주택 4000호 공급을 위한 예산도 1813억원으로 109억원 증액됐다.

정부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6800억원의 예산을 LH 등 융자 1500억원과 출자 5300억원을 통해 조달하고 2조5600억원은 기금변경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전세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다른 예산과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번 전세대책 관련 예산은 3조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보다 3.6배 많은 규모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요성을 강조한 탄소중립을 위한 관련 예산 1조5648억원보다 7배 많은 규모다. 3차 재난지원금은 국민 50%가 보편적 지원을 찬성했으나 한정된 예산 때문에 일부 소상공인 등에 선별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전세대책 예산 일부를 감액하고 코로나 백신 예산을 증액했다면 5100만명의 전국민이 맞을 수 있는 코로나 백신을 확보할 수도 있다. 정부가 4400만명분의 코로나 백신 확보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예산은 총 1조3000억원이다. 이중 올해 3600억원 예산이 마련됐으며 여기에 9000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추가 편성했다.

반면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서라도 전세난을 잡겠다는 의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일 "전세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전세대책 물량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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