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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찍어 '초슈퍼예산' 충당.. '나랏빚' 감당 어쩌려고

박영준 입력 2020. 12. 03. 06:06 수정 2020. 12. 0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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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조 역대최대 2021년 예산안 통과
3차 재난지원금 3조·백신 9000억
주거안정 예산 7000억 등 반영
한국판 뉴딜 5000억~6000억 감액
복지 199조7000억·국방 52조8000억
文 "국민들께 희망 준 與野에 감사"
종합부동산세·소득세법 개정안 등
16개 예산부수법안도 함께 처리
예산안 6년 만에 법정시한 내 처리 박병석 국회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을 가결하고 있다. 뉴스1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총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의결했다. 법정 시한(12월 2일) 내에 예산안이 처리된 것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애초 정부가 제출한 이른바 ‘초슈퍼예산’ 555조8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이 순증된 역대 최대 규모다.

국회는 예산심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대응 등을 위해 7조5000억원을 증액하고 ‘한국판 뉴딜’ 예산 일부를 포함한 5조3000억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주요 증액 부문은 3차 재난지원금에 3조원, 코로나19 백신 예산 9000억원이 반영됐다. 주거안정 예산에 7000억원, 기후변화대응에 3000억원, 고용안정과 돌봄·보육 지원에 3000억원이 각각 반영됐다.

감액 분야에는 한국판 뉴딜 예산이 일부 포함됐다. 뉴딜펀드, 융자사업 등 향후 사업의 집행속도에 따라 지출 조정이 가능한 사업 위주로 5000억∼6000억원 수준이 감액됐다. 그 외에도 통상 사업 가운데 사업 집행 여건에 변동이 생긴 사업이나 시기나 물량 조정이 가능한 사업 등이 포함됐다.

분야별 재원을 보면 복지 예산이 199조7000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2000억원 감액됐고, 교육 예산이 21조2000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2000억원이 늘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6조5000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5000억원 증가했고, 농림·수산·식품 예산도 22조7000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3000억원 증액됐다.
내년도 국방예산은 52조8000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1000억원이 줄었다. 다만 병사 마스크 지급 규모를 주당 2매에서 3매로 확대하기 위해 당초 예산안보다 161억원이 증액됐다. 일반·지방행정예산은 84조7000억원으로 정부안보다 1조8000억원 크게 줄었다.

예산안 전체로는 2조2000억원이 순증됐다. 2조2000억원 순증을 위해 3조5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하면서 재정건전성 지표도 악화가 불가피하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 총지출 증가율은 8.9%로 2019년 9.5%, 2020년 9.1%와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진 등 영향으로 총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어 총지출 증가율에서 총수입 증가율을 뺀 ‘확장재정’ 수준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정부 본예산 기준 952조5000억원에서 956조원으로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본예산 기준 46.7%에서 0.6%포인트 높은 47.3%로 치솟는다.

2020년 본예산 기준으로 805조2000억원이던 국가채무는 올해 네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치면서 41조7000억원이 늘었다. 내년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는 4차 추경 대비 109조1000억원이 늘어나고,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150조8000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39.8%였던 것이, 내년 본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47.3%로 급증한다. 전문가들이 국가채무의 총량보다 증가 속도를 우려하는 이유다.

재정건전성 악화 흐름이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내년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면서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추경 편성과 그에 따른 국채 발행 ‘패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 개발 전까지 다가오는 겨울과 내년 봄에 또다시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될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재정건전성 악화 속도를 감안하면 더 이상의 국채 발행보다는 예비비와 재난기금 등을 활용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16건의 예산안 부수법안도 함께 처리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고령·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낮추는 종부세법 개정안과 연소득 10억원 이상 초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최고세율은 45%로 높이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개정 종부세법에 따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현행처럼 6억원씩 공제를 받아 공시가격 12억원 초과분에 대해 세금을 내거나 1세대 1주택자처럼 9억원 초과분에 세금을 내되,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받는 것 중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최대 80%까지 종부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개정 소득세법은 종합소득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 소득세율을 기준 42%에서 45%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내년 10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가상화폐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는 3개월 유예해 2022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국가 재정은 그 무엇보다 국민의 일상과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께 희망을 준 여야 의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장혜진·박현준·백소용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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