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거 부정없다' 밝혀 해고된 보안국장 "살해위협 받고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선거부정을 반박한 뒤 해고된 전 국토안보부 선거보안 책임자가, 선거 담당 관료에 대한 위협을 비판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크렙스 전 국토안보부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국장이 WP 주최 행사에서 "가장 신성한 민주 선거제도 과정을 책임진 이들이 역으로 공격받고 있다"며 "이게 얼마나 비(非)미국적·비민주적인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는 선거 직후인 지난달 중순쯤 선거 부정 의혹에 대해 "(이번 선거가) 미 역사상 가장 보안이 잘 된 선거"라는 입장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곧바로 트윗 해고했다.
크렙스 전 국장은 또 "나는 살해 위협을 받았고, 많은 관리도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선거 과정에 대한 신뢰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캠프 변호사인 조셉디제노바는 한 방송에서 "(크렙스를) 능지처참하고 총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조지아주를 중심으로 선거 담당 관리들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를 안겨서다. 가브리엘 스털링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날 회견에서 "선거 당국자를 표적으로 한 협박 행위가 도를 넘었다"며 사실상 방조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멈춰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스털링은 구체적인 협박 사례를 일부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원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와 브래드 래펜스퍼거 주 국무장관도 위협에 시달리며, 자택 주변 신변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에 문제가 없다며 조지아주에서 조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는 이유다.
켐프 주지사는 '비상지휘권으로 래펜스퍼거 장관을 제압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선거개입 불가 방침"을 내세워 거부한 바 있다. 그 뒤 조지아에선 트럼프 캠프의 요구로 재검표를 했지만, 승패는 바뀌지 않았고, 주 당국은 추가 재검표 결과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바이든의 승리가 사기 및 해킹된 투표기와 관련된 거대한 음모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하는 가운데, 살해 위협은 전국의 선거 관리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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