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노량진 에듀윌학원..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유지혜 2020. 12. 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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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역은 노량진, 에듀윌학원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최근 광역철도 역명부기(역명 근처 괄호 안에 부기역명을 표기하는 것) 사용을 신청한 에듀윌학원이 서울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역명부기 사용기관으로 선정되면 내년부터 노량진역을 지날 때 이런 방송을 듣게 된다.

이는 지난 10월30일 한국철도공사가 노량진역 등 소속 광역철도 54개역을 대상으로 역명부기 사용기관 모집 공고를 낸 데 따른 것으로, 노량진역에 역명부기를 신청한 기관은 에듀윌 한 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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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역, 에듀윌학원역 될 수 있을까..찬반 의견 엇갈려
 
“이번 역은 노량진, 에듀윌학원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최근 광역철도 역명부기(역명 근처 괄호 안에 부기역명을 표기하는 것) 사용을 신청한 에듀윌학원이 서울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역명부기 사용기관으로 선정되면 내년부터 노량진역을 지날 때 이런 방송을 듣게 된다. 노량진역에 에듀윌학원이라는 역명이 함께 사용되는 것을 두고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3일 동작구청과 한국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달 30일 ‘노량진역(1호선) 역명부기 사용 관련 주민 찬반 의견 수렴 공고’를 게시했다. 이는 지난 10월30일 한국철도공사가 노량진역 등 소속 광역철도 54개역을 대상으로 역명부기 사용기관 모집 공고를 낸 데 따른 것으로, 노량진역에 역명부기를 신청한 기관은 에듀윌 한 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에듀윌학원이 노량진역의 부기역명으로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주민 찬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12월 중 역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사용기관을 선정한다. 평가 기준은 접근성(20%), 공공성(25%), 선호도(25%), 가격평가(30%)다. 노량진역의 기초 사용료는 3년 계약에 1년간 3918만7090원으로, 신청 기관은 최소 이 금액 이상을 제안해야 한다. 에듀윌이 제안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역명부기 신청 자격은 △공공기관 및 공공시설 △다중이용시설(병원·관광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지역주민의 반대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기관이다. 또 부기역명은 정식명칭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 기간이 연장되지 않고 종료되면 사라진다.
사진=뉴스1
다만 에듀윌이 노량진역 역명부기 사용기관으로 선정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날까지 동작구청에 들어온 주민 찬반 의견 중 찬성은 한 표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철도공사의 내부 규정에 따르면 지역주민 의견 수렴 결과 반대가 50% 이상일 경우 선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주민은 공공성 부족이나 다른 학원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기역명을 쓴다면 노량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수산시장 등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량진역 인근에 사는 오모(29)씨는 “공공시설인 지하철역 이름에 학원 이름이 들어간다는 건 너무 대놓고 돈만 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의당 동작구위원회는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동작구의 상징인 노량진역이 특정 학원의 이름을 광고하는 광고판으로 전락해 공적 기능을 잃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노량진역 인근 수많은 학원 간 깊은 갈등이 터질 위험을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해당 학원이 노량진하면 떠오르는 전통과 상징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노량진역 역명부기 사용 관련 주민 찬·반 의견수렴 공고. 동작구청 제공
일각에서는 박촌역(한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종각역(SC제일은행), 서대문역(강북삼성병원) 등 기존에 사용되는 부기역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은모(30)씨는 “은행도 상업기관인 건 마찬가지인데 은행은 되고 학원은 안 된다는 건 이해 가지 않는다”면서 “노량진역에 가는 대다수가 학원 가는 사람인데 정보전달 효과가 있다고 본다. 굳이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듀윌 관계자는 “홍보 차원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입찰에 참여한 것”이라며 “다른 학교나 병원 등 기존 상업 부기역명이 많은 것으로 안다. 선정이 안 된다면 어떻게 할지는 더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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