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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식사만 해주세요" '코로나 식당 예절'을 아시나요 [한기자가 간다]

한승곤 입력 2020. 12. 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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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 큰 소리로 떠들고 대화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우려
업주들 "그냥 조용히 밥만 먹고 갔으면"
머무는 시간 최소화..식당서 방역수칙 꼭 지켜야
서울 한 식당 출입문에 붙은 코로나19 방역수칙. 4번 항목에서 '큰 소리로 대화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조용히 밥만 먹고 가는 게 제일 좋은 손님이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집단발병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3차 대유행'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인 식당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어 이른바 '코로나 식당 예절'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식당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때 말 그대로 음식만 먹고 가는 것을 말한다. 지인과 대화 또는 큰 소리로 떠들다 보면 결국 비말(침방울)이 나올 수밖에 없어 자칫 코로나19 등 그 밖에 감염병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부 손님들이다.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최근 식당에서 지인들과 크게 떠드는 사람들을 봤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 씨는 "최근 코로나가 무섭게 확산하고 있는데, 침을 튀기면서 대화를 하면 아무래도 옆에 있는 사람들은 찝찝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냥 밥만 먹고 가는 게 손님이든 업주든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다닥다닥 붙어 앉아 TV 보며 대화를 이어가는 아저씨들을 많이 봤다"면서 "식당이다 보니 마스크 없이 얘기하는데, 침이라도 튈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힘들겠지만, 그냥 음식만 먹고 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 식당서 비말 공기 타고 이동…결국 코로나 확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식당에서의 방역수칙 준수가 요구되는 가운데 한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내에서 2m 이상 떨어져 있어도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1일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주형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6월 확진된 전북 전주시 확진자 A씨는 한 식당에서 6m 이상 떨어진 확진자와 5분 정도 같이 머물렀다가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16일 최초 증상을 보였다. 이어 1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명확한 감염원을 찾을 수 없었다. 교수팀은 잠복기를 고려해 A씨가 같은 달 2~15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한 뒤 동선을 확인했다. 교수팀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경우는 전주를 방문했던 대전 확진자 B씨와 5분 정도 한 식당에 머물렀던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6.5m가량 떨어져 있었고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없었다. 결국 교수팀은 A 씨가 접촉 또는 공용품에 의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공기 흐름을 측정했다. 당시 식당에는 창문과 환기 시스템 없었다. 출입문만 두 개 있었고, 천장의 에어컨 두 대가 작동하고 있었다. A씨와 B씨 사이의 공기 흐름은 초속 1.0m로 나왔다.

이 교수는 "바람이 안 불 때는 비말이 1~2m 이내에서 가라앉지만 바람이 불면 원거리 전파가 가능하다"며 "선풍기 바람은 초속 5m 정도로 1초 만에 5m도 날아갈 수 있다"면서 "A씨를 통해 공기 흐름에 따른 원거리 전파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 카페 출입문에 붙은 코로나19 방역수칙.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 "확진자 나오면 가게 망해" 식당 주인 '한숨'

상황을 종합하면 결국 식당에서는 최대한 비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방역수칙 준수를 해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서 안전할 수 있다. 앞서 지난 8월 파주 스타벅스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을 때도 매장 내 에어컨의 강한 바람이 전파를 확산시켰을 가능성이 언급된 바 있다. '코로나19 식당 예절'을 모두 지켜야 하는 이유다.

식당 업주들의 불만도 이어진다. 서울 한 번화가 골목에서 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김 모 씨는 "아무래도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 처지에서는 사업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게 제일 무섭다"면서 "확진자 한번 나오면 가게 그냥 망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하루 종일 코로나 방역을 하고 있는데, 그런다고 확진자 안 나오나 그저 손님들이 알아서 좀 스스로 주의해주길 바랄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식당발(發) 확진자는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2일 울산시에 따르면 동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211번)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울산 203번 환자와 지난달 25일 동구 소재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앞서 203번 환자는 지난달 20~21일 강원도 춘천 처가를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3일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수십여 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구는 3일 옛 파고다 극장 자리에 있는 파고다타운 음식점에서 20여 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음식점에서는 지난 1일 도봉구 거주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3일까지 서대문구 확진자 4명 등 다른 구의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음식점은 약 400㎡ 규모의 대형 한식 식당이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카페와 음식점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밀접한 환경이므로 감염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어 코로나19 예방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식당 출입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하되, ▲머무르는 시간은 최소화하고, ▲2m 이상 거리두기 ▲손씻기, ▲먹거나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동안에는 대화는 최대한 자제하여야 하며,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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