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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할까?" 10년 조사했더니..점수 하락, 청년층 위기

송국회 입력 2020. 12. 0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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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언제, 어떻게, 얼마나 행복한가?"… 10년 추적의 기록

'행복'이란 뭘까요? 사전에서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에게 충분한 만족과 기쁨, 흐뭇함을 줄까요?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얼마나 행복할까? 언제 가장 행복할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런 고민으로 최근 10년 동안 지역 사회의 '행복지수'를 통계 조사했습니다. 다분히 주관적인 '행복'의 실체를 구체화하기 위해 소득, 복지, 환경, 안전, 문화, 사회 공정성 등 24가지 개념을 '행복자본'으로 정하고 주민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20세 이상 13,767명이 조사에 참여했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최근 6년간 충북 '행복지수' 변화 [KBS 9시 충북뉴스 / 2020.12.03]


■ 행복지수도 직격탄…청년층 '최저 현상'

올해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58.6점. 10년 통계 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결과입니다.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 연이은 태풍 등으로 최악의 수해를 겪었던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역대급 재난·재해가 우리의 행복을 앗아갔다는 게 행복지수, 수치로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올해 연령별 '행복지수' [KBS 청주 9시 뉴스 / 2020.12.03]


졸업과 취업, 결혼과 육아 등에 내몰린 청년층의 불행과 상실감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30대의 행복지수가 55점, 20대가 57.4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이 같은 '청년층 최저 현상'은 2018년부터 최근 3년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70대가 61.6점, 60대가 61.2점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행복지수가 높았습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김현기 사회조사연구소장은 "미래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는 청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청년들의 불안감, 불안정성이 증폭돼 행복지수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2년간 '행복자본' 변화 [KBS 9시 충북뉴스 / 2020.12.03]


■ 문화예술·의료 서비스↓, 자연환경·정부 신뢰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부분이 불만족스러운지 살펴보기 위해 24가지 '행복자본' 평가 결과를 좀 더 들여다봤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문화 활동'과 '의료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문화·예술 활동이 중단되고, 병원 치료에도 제약이 컸던 탓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야외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자연환경'에 대한 행복감은 가장 많이 커졌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K-방역 등의 영향으로 '정부 신뢰도'는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 행복의 필수 조건?…"정신 건강, 미래 안정성, 여가 시간"

충북참여연대는 지난 10년 동안 무엇이 행복을 크게 좌우하는 지도 분석했습니다.
행복의 3대 조건으로 '정신 건강', '미래에 대한 안정성', 그리고 '여가 시간'이 꼽혔습니다. 그 다음이 '금연', '이웃과의 신뢰'였습니다. '소득 만족도'는 여섯 번째에 그쳤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못지않게 스트레스가 적은 편안한 환경, 나 자신을 위한 여유로운 시간, 삶의 질이 행복을 크게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습니다.

유엔(UN)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해마다 세계 156개 국가의 행복지수(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표합니다. 최근 3년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던 국가는 핀란드였습니다. 지난해 기준, 핀란드의 국내 총생산(GDP)은 2,687억 달러 규모로 세계 44위입니다. OECD 국가 가운데 25위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순위는 OECD 국가 가운데 8위로 핀란드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행복지수는 54위에 그쳤습니다. 올해는 7계단이나 하락해 사상 처음 6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미국의 경제사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은 46년 전, 1974년에 이미 이런 행복의 조건을 통찰한 논문을 내놨습니다. "소득이 높아져도 꼭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이론이었습니다.

고도 성장기, 물질 만능 시대를 쉼 없이 달려온 대한민국.
과연 무엇이 우리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하는 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잠시 멈춰 고민해 볼 땝니다.

[연관 기사] 10년간 행복지수, 올해가 최악 수준…청년층 가장 낮아

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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