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600명대..인내 바닥난 시민들 "롤러코스터 방역"

정윤아 2020. 12. 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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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기준 629명 발생 총 누적 3만6332명
"소극적 대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
전문가 "두더지잡기·롤러코스터식 방역"
서울시, 5일부터 밤 9시 이후 '서울 멈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능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시 교육청은 참여 교직원 및 관계요원 희망자 전원에게 코로나19 무료 진단검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0.12.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개월만에 600명대로 집계되자 시민들의 우려와 방역정책에 대한 불만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알파(α)'를 상향해야한다는 주장이 이곳 저곳에서 나온다.

직장인 박모(29)씨는 4일 뉴시스에 "도대체 2단계+α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로 나오는 상황에서 소독과 일부 방역만 강화한다고 해서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600명이 넘는 시점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소극적 대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신모(40)씨는 "우울한 연말이 계속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며 "특히 가족 간 감염이 많다고 해서 연말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신씨는 "사실 정부의 오락가락 규제 기준에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2단계와 2.5단계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IT업계에 근무하는 김모(30)씨는 "600명이라는 숫자가 역대급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실제적인 방역정책에 대한 참여의지는 연초에 비해 매우 낮은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좀 더 경계의 정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러면서 "실제로 재택근무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IT기업들에서도 여전히 전사 차원의 재택권장은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 워커홀릭을 자처하는 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출근을 하는 상황"이라며 "재택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일을 열심히 안하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묘한 분위기가 생겼다"고 회사 내 분위기를 전했다.

육아휴직 중인 이모(30)씨는 "거리두기를 좀 올려야하는게 아닌가"라며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거리두기를 약하게 하니 경제가 살려지는 것도 아니고 확진자가 적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629명을 기록한 4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12.04. mangusta@newsis.com

이씨는 "해방감을 느끼고 싶은 수험생 마음 십분 이해하지만 확진자가 더 나올까봐 답답하고 걱정된다"며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이 손주를 많이 보고싶어 하는데 한 달 넘게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올해 안에 못 보여드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전모(32)씨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집권을 위한 정치적 몰이의 민낯이 여지없이 발가벗겨진 상황이라고 본다"며 "방역의 기본은 병원체의 제거와 감염경로의 차단이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지 않았으니 감염경로 차단만이 유일한 방역인 정부는 특정집단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경제단체에서 근무하는 A(49)씨는 "확진자가 줄진 않고 늘어만 나서 걱정이 크다"며 "겨울철에 환기도 잘 안되고, 시험 친 수험생들을 위주로 다시 늘어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아내가 저녁약속을 잡지말고 들어오라고 해서 가능하면 일찍 귀가를 하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코로나19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어쩌다가 걸렸느냐를 두고 비난 받을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도 사회적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단계나 2단계+α는 급격한 증가는 누그러뜨릴 순 있어도 확산세를 잡는데 효과가 없다"며 "지금은 겨울이고 8~9월과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처럼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면 안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늘 나온 629명 환자도 어제 발생한 환자가 아닌 열흘 전 환자"라며 "검사 중인 건수가 6만5000건을 넘었고 양성률이 3%니 대략 2000명이 숨어있다고 보면 된다. 629명도 일주일 전 발생한 환자이니 지금 당장 800~900명이 나와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능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수능 감독관으로 참여한 교직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시 교육청은 참여 교직원 및 관계요원 희망자 전원에게 코로나19 무료 진단검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0.12.04. mangusta@newsis.com

그는 "계속 상황을 보면서 조치를 하면 영원히 (코로나19는) 우리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두더지잡기식, 롤러코스터식 방역이다. 반복되면 국민들도 지겹다고 새겨듣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 0시 이후 629명 늘어난 3만6332명이다.

국내외 감염 사례를 모두 더한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달 28일부터 최근 1주간 503명→450명→438명→451명→511명→540명→629명 등이다. 4일째 증가 추세로 최근 사흘간 5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5일부터 2주간 오후 9시 이후 '서울 멈추기'를 선언했다.

기존 2단계에서 집합금지 됐던 유흥시설과 기존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됐던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아파트 내 헬스장 등 편의시설 등의 중점관리시설 뿐만 아니라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마트, 백화점 등 일반관리시설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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