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새로운 스텔스".. 美·中·러 극초음속 미사일 각축전 [세계는 지금]
美 사드·패트리어트 방어시스템에
中·러, 기존 방어체계 작동 전 공격
속도 높인 최첨단 무기 개발에 나서
美도 위기 의식.. 막대한 예산 투자
中 작년 핵탄두형 둥펑-17 선보여
괌기지 타격 가능 둥펑-26도 개발
러 순항 미사일 치르콘 시험에 성공
2022년 잠수함에 실전 배치할 예정
美 공동 극초음 활공체 시험에 성공
2023년까지 C-HGB 20기 등 배치
1998년 8월 20일 아라비아해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에서 아프가니스탄 동부 호스트 지역으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60여기가 발사됐다. 시속 약 880㎞로 2시간가량 날아간 미사일은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로 의심되는 목표 지점을 타격했고, 여러 명의 테러리스트가 사망했다. 하지만 미국이 노린 알카에다의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은 미사일이 캠프를 공격하기 전 해당 지역을 떠났다. 이후 미국 정보원들은 2000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빈 라덴이 숨은 곳을 두 번이나 찾아냈지만, 미국은 그곳을 재빨리 타격할 수 있는 속도의 미사일이 없었다.
2001년 9월 11일 빈 라덴의 알카에다가 미국에 테러 공격을 가했다. 미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까지 공격 대상이 된 9·11 테러다. 미국은 이후 지구상 모든 곳을 1∼2시간 이내에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대국들이 기존 방어 체계가 작동하지 못할 정도로 속도를 높인 무기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각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기술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파괴력을 키운 기존 미사일로는 목표물 타격이 힘들어지자, 방어 시스템이 막을 수 없게 미사일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게임 체인저’의 등장이다.
◆‘속도가 새로운 스텔스다’… 게임 체인저의 등장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앞선 러시아·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 앞서고 있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다. 미국이 극초음속 비행체 등 관련 기술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지만 미사일 방어력을 높이다 보니 중국과 러시아는 방어망을 뚫기 위한 공격력을 확보하기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적극 나섰다.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 배치 및 기술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 러시아군 총참모장(참모총장) 발레리 게라시모프는 지난 10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치르콘(Zircon)’의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 유사품이 없는 최첨단 무기로 무장해야 국방력이 보장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치르콘 미사일 시험은 러시아 북부 백해와 바렌츠해에서 이뤄졌다. 러시아 북부 백해의 호위함 ‘고르슈코프 제독함’에서 발사된 치르콘 미사일은 마하 8(시속 9792㎞) 이상의 속도로 비행해 450㎞ 떨어진 바렌츠해의 해상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러시아군은 치르콘 미사일을 한 차례 더 시험 발사한 뒤 2021∼2022년쯤 수상함이나 잠수함에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아반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최대 속도가 마하 20(시속 2만4480㎞) 이상으로, 모두 16개의 ‘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100∼900kt(TNT 1000t에 상당하는 폭발력)에 달한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이 고도 8∼50㎞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고 궤도 변칙 비행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전투기 탑재형 초음속 미사일인 ‘킨잘(단검)’을 이미 실전 배치했다. 미그(MiG)-31 전투기에 장착되는 킨잘은 마하 10(시속 1만2240㎞)의 속도로 비행하고 사거리는 2000㎞로, 핵탄두와 재래식탄두 탑재가 모두 가능하다.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안 돼… 예산 쏟아붓는 미국
러시아와 중국 등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실전배치는 미국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2018년 3월 열린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존 하이튼 당시 전략사령부 사령관(현 합참차장)은 “미국을 겨냥한 극초음속 무기 방어체계를 미국은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마이클 그리핀 국방부 차관은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 무기를 시험했다.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각각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등 무기 개발 및 방어체계 마련에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다. 미 정부는 2018년 4월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9억28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극초음속 타격 무기 관련 사업을 맡겼고, 8월에도 4억8000만달러(약 5400억원) 규모의 극초음속 무기 시제품 개발 사업을 의뢰했다. 미 정부는 올해 극초음속 무기 관련 예산을 26억달러 배정한 데 이어 내년엔 32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3개국 외에도 유럽과 호주·일본·인도 등도 극초음파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지난 8월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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