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무부 '감찰위 패싱' 시도 류혁 감찰관이 막았다

손구민 기자 2020. 12. 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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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지난 1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위원회 소집을 막기 위해 감찰위원들의 협조 요청을 무시하고 방해한 정황이 확인됐다.

류 감찰관은 감찰위 측에 "감찰위원 3분의1 이상이 동의하면 소집을 통보하면 되고,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며 "위원회가 법무부 청사 안에서 꼭 열릴 필요도 없으니 감찰위에서 일시와 장소를 알려주면 업무협조를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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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허락 아닌 통보만 하면 돼"
감찰위측에 업무협조 연락 전화
무산될뻔했던 감찰위 결국 열려
류혁 법무부 감찰담당관. /사진제공=법무부
[서울경제] 법무부가 지난 1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위원회 소집을 막기 위해 감찰위원들의 협조 요청을 무시하고 방해한 정황이 확인됐다. 감찰위 소집은 대신 류혁 법무부 감찰관, 감찰관실 장형수·박진성 검사가 역할을 하지 않았더라면 무산됐을 가능성이 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윤 총장에 대한 감찰위를 지난달 27일 열기로 했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회의 일정을 잠정 연기하고, 감찰위 소집 없이 징계위원회를 2일 열기로 했다. 이에 감찰위원들은 징계위 전에 감찰위를 열어야 한다며 소집요청서를 내고 반발했지만 법무부는 소집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 감찰위원은 “소집요청에 답이 없길래 ‘이러다 징계위가 바로 열리겠다’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법무부가 감찰위 규정을 기습적으로 개정한 상태였다. 원래의 규정은 징계위가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전 감찰위를 열도록 의무화했으나 해당 의무 규정을 임의 규정으로 바꾼 것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개정 사실을 감찰위원들에게조차 알리지도 않았다.

감찰위 개최가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를 전환한 것은 박 담당관의 상사 류혁 감찰관이었다. 류 감찰관은 감찰관실 장 검사와 박 검사를 통해 지난 11월 27일 감찰위와 연락했다. 류 감찰관은 감찰 과정에서 박 담당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했고, 윤 총장 징계 결정도 발표하는 당일에 알게 돼 ‘패싱’ 당한 상태였다. 반발 기류가 강했던 감찰관실에선 “감찰위까지 막으면 가만 있지 않겠다”는 검사도 있었다. 류 감찰관은 감찰위 측에 “감찰위원 3분의1 이상이 동의하면 소집을 통보하면 되고,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며 “위원회가 법무부 청사 안에서 꼭 열릴 필요도 없으니 감찰위에서 일시와 장소를 알려주면 업무협조를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감찰위 소집을 막으면 업무방해 소지가 있다는 법률해석을 전달한 것이다. 이에 감찰위 측은 3분의1 동의를 모았고, 소집요청이 아닌 통보 형식으로 법무부에 감찰위 소집을 알렸다.

법무부의 ‘감찰위 패싱’ 시도는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향후 윤 총장의 직무정지 취소소송에서도 또 하나의 위법성 사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감찰위 소집을 막으려 한 것은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로 향후 수사가 필요하고 적어도 감찰 대상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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