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IT기업]③ "글로벌 기업도 찾아오죠" 마크비전 이인섭 대표

구현화 2020. 12. 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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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관련 사업 가능성 엿봐
'AI 비전' 알고리즘으로 전세계 쇼핑몰 감시
90% 이상 정확도.."글로벌 기업도 노크하죠"
▲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이른바 '짝퉁'으로 불리는 위조상품 시장이 연간 3000조원(온라인 1000조원)으로 범죄나 성매매 시장보다 2배나 큰 것 아세요? 지적재산권(IP) 관련 시장의 가능성을 거기서 봤습니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31)의 말이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를 회사가 위치한 선릉 위워크타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이 대표에게서 성숙한 스마트함과 따뜻한 인간미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버드 경제학과를 나와 독일 중앙은행에서 일했고, 이어 매킨지로 이직해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전자 및 금융대기업들이 IT스타트업에 의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컨설팅을 맡았다.

그러다가 진로를 바꿔 로스쿨에 진학해 수학하던 중 지적재산권에 대한 수업을 듣다가 사업 기회를 찾았다. 그는 이 지적재산권 시장을 알게 되고 나서 "사업을 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적재산권 산업의 경우는 글로벌한 IP 보호 에이전시가 다섯 곳이 있어요. 모니터링하는 요원만 300~500명이 있는 곳이죠. 이런 곳들은 인건비가 있어서 가격을 낮추기 어려워요. 이걸 프로그램 자동화로 풀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죠."

이 대표가 착안한 아이디어로 세워진 마크비전은 전세계 온라인 쇼핑몰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 마크비전은 자체 개발한 이미지 분석 딥러닝 알고리즘인 'AI 비전'을 이용해 올라온 사진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와 더불어 가격과 판매자 정보, 리뷰 등을 분석해 이것이 정품인지 아닌지를 판별해준다. 

이 같이 AI를 통해 90% 이상의 정확도로 판별해준 내용을 고객에게 보내준다. 이를 고객이 보고 최종 판단해 신고 버튼을 누르면 각 이커머스 회사에 같은 내용으로 동시에 신고가 처리된다. 고객이 신청한 신고 결과도 현황판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처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90% 이상을 자동화했다. 

현재 마크비전은 아마존과 이베이 등 미국 쇼핑몰, 알리바바와 타오바오 등 중국 쇼핑몰과 동아시아의 라자다, 한국에서는 쿠팡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쇼핑몰 중 네이버도 추가했다.

감시 대상은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인스타그램까지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인스타그램은 사람이 하나하나 모니터링하기가 매우 어려워 마크비전과 같은 시스템이 훨씬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2주 전 페이스북의 비전과 마크비전 시스템을 비교해 보니, 진품과 가품을 가려내는 데 저희 시스템이 30%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어요. 물론 페이스북은 저희 같은 서비스에 특화돼 있지는 않지만, 저희 딥러닝 알고리즘이 그만큼 이 분야에 특화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죠." 이 대표가 강조했다. 

▲ 인터뷰하고 있는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사진=박태현 기자 

이 대표는 친구인 캐나다인 개발자와 현재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이도경 부대표와 함께 2019년에 미국에 법인을 바로 설립했고, 한국 지사 형태로 한국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착안한 초기부터 한국 시장이 유망하다고 생각했다. 이른바 '한류'와 K팝 열풍이 불면서 예전에는 미국이나 유럽의 브랜드를 소비했던 한국이 이제는 자신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한류는 크게 네 가지로 봤어요. K-패션, 뷰티, 음식, 그리고 콘텐츠죠. 현재 식품회사 톱3 회사가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리미엄 패션과 뷰티 중견회사들도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네이버 웹툰 등 콘텐츠도 글로벌로 나가면서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여기에 월 구독 형태의 수익구조는 마크비전을 빠르게 안착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마크비전의 가장 저렴한 프로그램은 월 100만원 중반대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도 큰 부담 없이 자사의 상품이 도용되는지를 알 수 있다. 회사 창립 이후 바로 매출을 내는 회사가 드물다는 걸 감안하면 마크비전의 성장동력이 탄탄한 셈이라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마크비전의 비전은 단순히 한국 안에서만 국한돼 있지 않다. 한국에서의 성장을 발판삼아 미국에서도 사업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글로벌 의류브랜드가 합류했는데, 마크비전을 사용하기 전보다 20~30%가량 상표 도용 관련 적발횟수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뿌듯한 일이죠." 그가 말했다. 

앞으로는 인스타그램을 필두로 모니터링하는 곳을 차츰 더 늘리고, 클라이언트들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는 말에 이 대표는 조금 신중하게 생각하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2년 안에 클라이언트를 1000곳까지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클라이언트를 많이 갖고 있는 에이전시가 700곳을 갖고 있거든요. 세계 1위가 꿈이라고 할 수 있죠.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이지 않을까요." 이 대표의 당찬 포부다. 

kuh@kukinews.com,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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