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개혁 촉구" 시국 선언

도재기 선임기자 2020. 12. 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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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3951명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7일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 발표했다. 김창길 기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3951명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천주교 성직자 시국 선언 참여 대표단은 7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 정문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인 선언’을 발표하며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천주교 성직자들의 검찰개혁 요구 선언은 지난 1일 원불교·불교·개신교·천주교 종교인 100명의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시국 선언’을 지지하며 나온 것으로 전국의 각 교구 사제와 수도회·수녀회 수사·수녀들이 대규모로 참여했다. 윤공희·김희중 대주교와 강우일·이성효·김종수·옥현진 주교 등 대주교·주교 6명과 사제 926명, 남자수도회 227명, 여자수도회 2792명 등이 시국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천주교 성직자들은 선언문에서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문제의 검찰개혁이 영영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랜 세월 반칙과 특권에 기대어 살아온 집단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반격 또한 만만치 않다”며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바를 두고 옛길과 새길이 충돌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하면서 호소한다”며 “‘검찰권 독립수호’를 외치는 그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검찰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고, 악습들을 과감하게 끊어버림으로써 새로이 출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라도 가졌던 것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하물며 독점적으로 행사하던 권한들을 포기하는 일은 더욱 그럴 것”이라며 “하지만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되며, 대다수 검사들의 명예와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새로 태어나는 진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은 “권한을 여러 국가기관에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규제하는 사법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합당한 일”인데 “그런데 검찰총장이 이런 개혁 방향에 반발함으로써 스스로 최대 걸림돌이 되어버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선언문은 이어 “언론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진실을 격려하고 거짓을 꾸짖는 본래의 사명을 어서 회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며 “‘재판관 사찰’이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사법부의 권위와 존엄을 회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신앙인들과 시민 여러분께 호소한다”며 “검찰개혁이라는 숙원을 놓고 분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려운 이웃의 겨울을 돌보고 저마다 역량을 다하여 정의와 인권을 회복하는 데 모든 이가 정성을 다하기를 바라며 기도한다”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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