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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오지 말라고 연락 돌리는 예비부부.."강제 스몰웨딩하게 됐다"

김송이 기자 입력 2020. 12. 07. 15:34 수정 2020. 12. 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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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이달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초만해도 1단계였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는 19일 1.5단계, 24일 2단계로 상향됐다. 오는 8일 0시부터는 2.5단계로 격상된다. 결혼식장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도 1.5단계에선 참석 인원에 제한이 없다가, 2단계 100명, 2.5단계 50명으로 제한이 생겼다.

예식장에서도 지켜지는 거리 두기. /연합뉴스

지난 8월 2.5단계와도 달라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리된 공간에 각각 50명 미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해당 결혼식에 참석하는 인원 전체가 50명 미만이어야 한다"고 했다. 공간별 50명 인원제한이었던 지난 8월 2.5단계보다 한층 강화된 것이다.

서울 강동구, 도봉구 등 각 구청에서는 7일 공지를 통해 "개별 결혼식당 5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며 "공무 및 기업의 필수 경영활동에 필요하거나 시험 등의 경우 예외가 허용돼 분할된 공간 내 50인 미만이면 된다"고 했다.

이달 결혼식을 앞둔 이모씨는 "이미 8월 예정된 결혼식을 한 차례 미룬 거지만, 결혼식 당 인원이 50명으로 제한되면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강제 스몰웨딩을 하게 됐다"며 "거리두기 상향으로 결혼식 참석 인원도 계속 바뀌면서 와달라고 부탁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오지 말라고 연락을 돌리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전적 손해도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씨는 "업체에서 최소 보증인원을 계약 시보다 50% 하향해준다고 하지만, 300명으로 계약한 보증인원을 절반으로 줄여도 150명"이라며 "100명이 넘는 사람들은 답례품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한 사람당 식비가 6만원이 넘어도 결혼식장에서 준비해주는 답례품은 그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같은 2.5단계지만 결혼식장 인원 제한 방식은 지난 8월과 달라졌다. 앞서 결혼식 업체들은 홀을 분리해 스크린으로 결혼식을 보는 식으로 공간 당 50명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방역당국은 갑자기 인원제한 기준을 ‘공간별’에서 ‘행사별’로 바꿨다. 홀 분리 여부와 상관없이 한 결혼식 당 신랑신부와 혼주를 포함해 50명 미만만 참석할 수 있다.

내년 1월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결혼 예정인 유모(34)씨는 "거리두기 지침을 고려해 49명씩 두 개 홀에서 예식을 진행하기로 계약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인당 10만원이 넘는 나머지 49명에 대한 식사값을 날려야할 거 같다"며 "식사를 답례품으로 대체한다 해도 코로나때문에 하객들이 얼마나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손님 접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객 수 50인 미만 제한 안내문 붙은 예식장. /연합뉴스

예비부부들은 인원 제한을 공간별로 해달라는 입장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수천만원이 드는 결혼식을 49인만 모시고 하는 건 타격이 크니 제발 홀과 연회장 분리 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예식장에서는 50명 미만이 와도 계약된 대로 200명 음식값을 내라고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하객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된 비수도권 예비부부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8일 0시부터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는 수도권보다 한 단계 낮은 2단계로 격상된다.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가 금지되면서 결혼식장에서도 10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자체적으로 2단계를 시행했던 충남 천안의 경우, 2단계가 연장된 것이다.

오는 26일 충남 천안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윤모(29)씨는 "뷔페로 진행되는 웨딩홀 식당 특성 상 단독으로 식당 룸을 사용할 수 없으면 식당 이용 인원은 최소로 줄이고 답례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라며 "코로나 시국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출퇴근길 대중교통보다도 밀집도가 낮은 결혼식장에 대해 대책도, 지원도 없이 인원 제한을 걸면 예비 부부는 어쩌라는 것이냐"고 했다.

예식장 업체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예식장을 운영 중인 이모(55)씨는 "인원 제한이 있다 해도 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똑같다"며 "식을 진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인원이 비슷한 상황에서 가격을 인원제한에 맞추면 업체들은 식을 치를 수록 손해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이 나올 때마다 식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겠다는 사람들과 논의하느라 골치 아프고 분쟁도 잇따른다"며 "정책이 나오기 전 시청이나 구청에서라도 세부지침이라도 마련하고 업체에 알려줘야 손님들한테 안내를 해야할텐데, 아직 세부 지침을 전달받지 않아 인원 제한이 공간별로인지 행사별로인지도 헷갈린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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