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골프장의 비결은..시스템·전문성 꺼내든 골프장 전문가

유승목 기자 2020. 12.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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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골프장 종합위탁관리기업 BnBK 권성호 대표
권성호 BNBK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00점짜리 코스가 있다고 해서 명문 골프장은 아닙니다. 음식이나 서비스가 더 좋을 때 만족하는 경우도 있어요. 골프가 남녀노소가 즐기는 대중 스포츠로 바뀌었고 골프장 마다 타깃과 목적이 전부 다르니까요. 상품개발부터 서비스운영까지 고객 눈높이에 맞춰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COVID-19)로 국내 산업 전반이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골프장부터 용품·의류까지 관련 산업은 '나 홀로 성장세'다. 기온이 뚝 떨어진 요즘에도 주요 골프장은 모두 '풀 부킹'일 정도다. 거리두기가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레저란 매력이 2030 '골린이(골프+어린이)'까지 끌어들이면서다. 어느덧 골프는 온 가족이 즐기는 스포츠로 저변을 넓혔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찾아온 '제2의 황금시대'에도 국내 골프장의 미래는 여전히 그늘져 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면 낙후된 경영환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관측에서다. 골프업계 '뉴 노멀(시대변화에 따른 새 표준)'로 코스관리부터 식음(F&B), 운영 전반까지 책임지는 '토털 매니지먼트(위탁운영)'가 떠오르는 이유다. 눈치 빠른 골프장들은 '골프장 토털 매니저'로 불리는 권성호 BnBK 대표에게 SOS를 치기 시작했다.
잔디 대신 골프장 다듬는 '그린키퍼'
권성호 BNBK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 3일 강원 춘천 '더 플레이어스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권성호 대표는 자타공인 골프장 운영 전문가다. 과수원집 맏아들로 원예학을 전공한 잔디 전문가인 권 대표는 코스관리전문가(그린키퍼)로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에 발을 디디며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이야 명문으로 이름났지만 당시는 갓 문을 연 신생 골프장인 일동레이크에서 '맨 땅에 헤딩'하며 직접 코스 전반의 관리를 도맡아 그린키퍼 구력을 키웠다.

10여년 간 각종 국내외 대회를 준비하며 최상의 그린 상태 유지에만 매진하던 권 대표는 차츰 소비자를 위한 골프장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는 "그린이 최고의 컨디션일 때는 바로 대회가 열리는 때"라며 "계절에 관계없이 그 수준을 지속 유지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곧 골프장과 골프산업의 실력이자 경쟁력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좋은 골프장'의 조건을 그린에만 한정 짓고 고민하던 권 대표는 식음과 서비스 등 소비자와 골프장이 만나는 모든 접점으로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갖춘 미국과 일본 골프장을 두루 살펴보고 대학원에서 골프장 경영을 공부하면서다. 내리막길을 걷는 골프업계 활로가 소비자 중심 서비스와 전문성을 갖춘 운영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 그는 2007년 BnBK를 설립, 직접 골프장 운영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람 중심의 골프장, 시스템으로 바꿔야 산다
지난달 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4라운드(최종라운드) 경기, 장하나의 공이 그린위에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당시 국내 골프장은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는 데 반해 운영 체계가 없어 수익성이 악화하는 침체기에 접어들던 시점이다. 코스 관리와 식음서비스, 골프장 운영 모두 사업 성격이 크게 달라 주먹구구식 운영이 이어져 수익성이 지속 악화했다. 회원제와 퍼블릭 사이에서 가격과 서비스 간극을 메우지 못하면서 늘어나는 공급과 달리 신규 수요는 정체됐다. 골퍼들은 일본이나 동남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BnBK는 효율적인 운영을 통한 군살 빼기에 집중했다. 국내 골프장들이 전문성이 떨어지고 각 운영 분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보니 예기치 않은 비용들이 나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수익성 개선이 필수였던 만큼, 전문성과 시스템을 가장 먼저 이식했다. 권 대표는 "골프 코스관리에만 필요한 작업이 1000개가 넘는데 이를 카테고리화해 단순 작업에 들이는 비용을 최소화했다"며 "직원들은 단순히 잔디만 깎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 강화를 통해 유틸리티(utility)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람 한 명에 의해 좌우되는 주먹구구식 운영이 아니라 체계적인 조직관리와 매뉴얼을 통한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주목 받는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실감콘텐츠까지 적극 활용한다. 권 대표는 "B2B와 B2C를 동시에 다루니 골프는 1차산업부터 4차산업까지 두루 적용해야 한다"며 "드론을 이용해 방제작업을 하거나 축적된 빅데이터로 운영을 효율화하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즐기는 '좋은 골프장' 만들어야죠
권성호 BNBK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BnBK의 잠재력은 2016년 강원 춘천시 스프링베일 골프클럽의 위탁운영을 맡으며 드러났다. 9홀짜리 퍼블릭 골프장인 만큼 캐주얼하게 운영방식을 바꾸며 효율을 극대화했다. 캐디 없는 셀프라인딩, 인터넷 예약회원 차등 할인요금제 등을 도입했고, 직접 운영하는 직영 식당으로 비용을 절감해 서비스를 끌어올리자 매출이 40% 이상 급상승했다. 골프장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는 상황에서 홀로 대박을 치자 업계 안팎에서 주목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4월부터 27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인 춘천 더플레이어스도 위탁운영을 맡게 됐다. 사모펀드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가 새로운 주인이 되면서 곧장 BnBK를 찾았다. 위탁운영 사업모델이 자리잡지 않은 국내에서 사모펀드가 전권을 부여했다는 것은 골프장 수익성 개선에 대한 권 대표의 능력을 그만큼 인정한 셈이다.

코로나 시대로 격변을 맞이한 상황에서 권 대표는 '좋은 골프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골프가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대중 스포츠가 되면서 각각의 니즈를 만족하는 골프장을 BnBK를 통해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이나 일본에 뒤처지지 않는 골프산업 선진화를 일구겠단 포부다. 권 대표는 "국내에서 골프장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토탈 매니지먼트는 BnBK가 유일하다"며 "골프 붐이 다시 일고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 업그레이드 된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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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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