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원 아들' 홍정욱, 2008년 총선 언급 "후회가 실패보다 두려웠다"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008년 제18대 총선을 두고 "실패로 인한 아픔은 시간과 함께 흐려지지만, 포기로 인한 후회는 날이 갈수록 선명해진다"고 회상했다.

홍 전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에세이 연재 4번째 글에서 "많은 이들이 내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화려하게 영입된 줄 안다"며 운을 뗐다. 홍 전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서울 노원구병에서 고(故) 노회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홍 전 의원은 "젊은 중앙 언론사 회장이었고 대중적 인지도도 높은 편이었던 내가 공천에 대한 약속도 없이 출마했을 거라고는 대부분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뒤 별 대책 없이 내가 태어나서 소년 시절을 보낸 동작구에 캠프를 차리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머잖아 지역구 예비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섰지만, 결국 공천은 지지율 4위의 후보에게 돌아갔다"며 "어떤 기준에 의해 후보가 결정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고 공천 탈락 사실을 털어놨다.

홍 전 의원은 "동작구에서 떨어진 다음 날, 선거캠프를 맡아줬던 친구가 당시 내 회사가 위치했던 중구에 다시 도전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며 "나는 중구 출마를 결정하고 신당동 부근에 선거 사무실을 물색했다"고 글을 이어갔다.

그는 "그러나 내가 사무실을 찾기도 전에 지명도 높은 여성 의원이 중구 후보로 결정됐다. 두 번째 낙천이었다"라며 "서울 지역 후보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이었기에 나는 선거 운동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홍 전 의원은 당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고 노원병 출마를 제안 받았다고 밝혔다. 노원병은 민주당의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였다. 임 전 의장이 불출마 선언한 이후 많은 이들이 도전에 나섰고, '서민' 노회찬과 '귀족' 홍정욱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와 관련 홍 전 의원은 "공천 심사가 시작되기 직전 공천심사위원장이 나를 불러 뜻밖의 조언을 했다"며 "여기는 우리 당이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다. 홍 후보는 아까운 인재인데 이번에 출마하지 말고 4년 더 준비해 다음에 나오는 게 어떻냐"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는 주저 없이 답했다.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이다. 저는 후회가 실패보다 훨씬 더 두렵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홍 전 의원은 "어떻게 실패가 두렵지 않을 수 있는가. 그럼에도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감행하는 이유는 실패의 공포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두렵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트도 택하지 않은 것"이라며 "자고로 포기한 성공의 어머니가 된 경우는 없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9월 정치 활동 재개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뜻이 없다고 밝힌 홍 전 의원은 지난달 16일부터 에세이 연재를 이어가고 있다. 홍 전 의원은 원로배우 남궁원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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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