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요리집 주인의 한숨.."송년회용 쌓아둔 저 많은 술 어쩌나"

김유승 기자,박기범 기자 2020. 12. 8. 13: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첫날인 8일 오전, 늘어난 재택근무로 한산해진 거리 속에서 소상공인들은 한명의 손님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는 "직장인들 대상으로 장사를 했는데, 거리두기가 격상될수록 재택근무가 늘어나 손님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단계 첫날 자영업소 폭탄 맞은듯.."소독" "포장" 안내문만 눈길
사장님 울고 종업원 맥 빠져..손님 들때마다 배달앱 설명 '안간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8일 오전. 종각역 인근 거리가 한산하다. © 뉴스1 김유승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박기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첫날인 8일 오전, 늘어난 재택근무로 한산해진 거리 속에서 소상공인들은 한명의 손님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대로변 인도. 눈에 띄게 사람들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평소 어깨를 부딪힐듯 붐비는 거리지만 이날 오전 만난 사람은 4~5명 정도.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과 공사중인 인부, 건설자재를 실은 트럭 주변에서만 몇몇이 모여있다.

찬바람 속에서 문을 연 식당, 카페는 오늘 하루 장사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는 일찍부터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어 종업원은 빈 거리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도 손님이 없어 종업원 2명이 하릴없이 맥빠진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오픈을 준비하는 가게 입구에는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자영업자들의 절실함이 매달려 있다. 입구마다 "점심 식사합니다" "저희 매장은 매일 자체 소독합니다" "포장 가능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한 족발집은 "휴대폰에 배달앱을 깔고 주문하시면 돼요"라며 배달고객 유치를 위한 방법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8일 오전 종로 거리. 한 술집에서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점심에도 장사합니다" 문구를 붙인 모습. © 뉴스1 김유승 기자

한 일식집 사장 최모씨(40대) "밤 9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은 그대로니 큰 변화가 없을 거란 사람이 있지만 매번 단계를 격상할 때마다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재택근무가 늘어나 점심식사 손님이 더 줄 것 같다. 오늘 장사가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힘겨워했다.

인근 닭요리전문점에서 만난 한 직원은 "어제(7일) 손님이 7팀으로 총 14명이었다. 오늘은 아예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5단계로 격상되면서 테이블간 거리를 띄어야 한다고 들었다"며 "어차피 장사가 안돼 2단계에서도 거리두기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 직원은 술이 가득한 냉장고를 가리키며 "큰일이다. 술이 안 나간다"고 걱정했다. 9시 이후 영업제한으로 연말특수를 기대하고 주문한 술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직장인들 대상으로 장사를 했는데, 거리두기가 격상될수록 재택근무가 늘어나 손님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PC방 역시 사람이 없었다. 이날 방문한 PC방은 100석 이상의 규모를 갖췄지만 이용객은 4명에 불과했다. PC방 직원은 "2.5단계 첫날이지만 9시 이전에 문을 닫는 것은 2단계와 같다. 계속 장사가 안됐기 때문에 2.5단계라고 더 나빠질 게 있겠느냐"고 말했다.

기자와의 대화 중 눈물을 보인 업주도 있었다. 횟집을 운영하는 서모씨(40대)는 "어제 3팀 받았다. 오늘 문을 열지만 내일과 모레는 영업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서씨는 "정부의 지원은 없는데 월세와 관리비, 인건비를 포함하면 월 2000만원이 빠진다. 어제 45만원 벌었다"며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젊음의거리 한 빌딩 5층에 위치한 한 노래방에 엘리베이터 타고 5층 버튼을 누르고 가봤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가게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셔터엔 "집합금지명령" 안내문구가, 엘리베이터엔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하고자 당분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구가 있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테이크아웃(포장판매) 전문 카페를 하는 박모씨는 "테이크아웃 전문이라 영업방법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인근 병원 방문객, 헬스장 이용객 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거리에 사람이 없다. 매출 타격이 걱정이다"며 울상을 지었다.

ky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