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극초음속 무기개발 경쟁..동북아 '게임체인저' 될까?

이원준 기자 2020. 12. 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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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방어체계 무력화..美 2023년 실전배치
러, 극초음속미사일 공개..中 대만겨냥 실전배치
러시아가 지난 10월 공개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 시험발사 장면. 호위함 고르시코프에서 발사된 지르콘은 마하 8 속도로 비행해 450㎞ 떨어진 북해 해상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러시아 정부는 밝혔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이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신무기 개발에 앞다퉈 나선 결과다.

극초음속은 영어로 'hypersonic'으로 표기된다. 음속뿐 아니라 초음속(음속 1~5배)을 뛰어넘는 엄청난 속도를 가졌다는 의미다.

극초음속 무기의 장점은 강한 파괴력을 지닌 동시에 적국 요격체계를 무력화한다는 점이다. 수천㎞ 밖의 표적을 신속하게 파괴할 수 있어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중·러 한가운데 낀 동북아 지역 안보에 앞으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탐지·요격 어려워 극초음속 무기체계에는 크게 '극초음속 비행체'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있다. 로켓엔진 사용하는 극초음속 비행체는 상승단계가 끝나면 마치 '물수제비'처럼 요리조리 활공하는 글라이딩 비행을 한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 비행기처럼 낮은 고도를 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2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러시아 해군에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핵 추진 수중 드론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극초음속 무기체계가 ICBM 같은 탄도미사일과 다른 점은 탐지 및 예측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고고도로 상승하는 탄도미사일은 초기 탐지가 가능하지만, 극초음속 무기는 낮은 고도를 마하 5 이상 속도로 비행한다. 기동 중 방향도 바꿀 수 있어 현 방어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속도가 빠르게 때문에 표적을 때리는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장점도 있다. 엄종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특성과 우리의 대응방향'에서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순수 운동에너지만으로 파괴력이 크다"며 "500㎏ 탄두만으로 약 TNT 1.5킬로톤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핵탄두를 장착할 경우 파괴력은 비약적으로 커진다. ◇러, 극초음속 미사일 공개…中, 대만 겨냥 실전배치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온 나라는 러시아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그동안 자국의 신형 극초음속 무기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요격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위력을 과시해왔다.

현재 러시아군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 음속보다 25배 빠른 ICBM '아반가르드' 등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지르콘이 마하 8 속도로 비행해 450㎞ 떨어진 해상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는 시험발사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1일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초음속 무기 '둥펑(DF)-17' © AFP=뉴스1

중국은 지난해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을 처음 공개했다. 최대사거리 2500㎞의 DF-17은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해 마하 10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최근 남동부 해안에 DF-17 실전 배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을 겨냥하고 있긴 하지만, 남중국해와 동북아 대부분 지역도 사정권에 들어온다.

◇'2023년 실전배치' 미국의 반격…"15㎝ 표적 정밀타격 성공"

러시아와 중국에 뒤질세라 미국도 예산을 쏟아부으며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육군은 장거리극초음속무기(LRHW)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미 해군은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및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계획이다.

미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은 지난 10월 방산전시회에서 "마하 5의 속도로 약 6인치(15㎝) 크기의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며 지난 3월19일 태평양 하와이 근해 카우아이 미사일 발사장에서 시험 발사에 성공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미 공군도 전략폭격기나 전투기에 탑재, 발사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B-1B 전략폭격기 기체 외부 무장창에 공대지미사일 '재즘'(JASSM)을 장착한 모습을 처음 공개했는데, 이를 두고 극초음속 무기 탑재를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오는 2023년 이내에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실전배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 해군은 올해 3월19일 하와이 카우아이 미사일발사 시험장에서 '공동 극초음 활공체(C-HGB)'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AFP=뉴스1

◇극초음속 무기, 동북아 게임체인저 부상할 듯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동북아 지역 안보에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등 기존 미사일방어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고, 예측과 탐지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한 이후 추진 중인 중거리미사일 기지 설치계획에 따라 지역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극초음속 무기도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미사일을 추가 배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주변국 극초음속 무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주기반 감시·추적 체계를 갖추고,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다양한 극초음속 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나 요격체계가 없다"면서 "억제력을 위해 극초음속 무기를 갖춘 미국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미국의 미사일 기지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다면 동맹가치가 유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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