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마트, 베트남 대형마트 사업 접는다..1호점 고밥점 매각 추진

김태성,김효혜 2020. 12. 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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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진출 후 5년만..성장성 높은 미국 사업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
이마트가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대형마트 사업을 접는다. 지난 2015년 1호점이자 유일한 현지 점포인 고밥점을 연지 5년만이다. 추가 점포 출점이 어려워 사실상 사업 확대가 막힌 베트남 대신 최근 급성장하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 IB업계 및 베트남 현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베트남 1호점인 고답점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빅씨(BigC) 등 베트남 현지 유통업체들과 글로벌 대형마트들을 중심으로 매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나뿐인 점포를 매각한다는 건 곧 베트남 사업을 접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이마트 베트남 법인 지분 100%와 점포 관련 자산 일체다. 운영중인 1호점 외에도 골조공사를 진행하다 중단된 호치민 2호점과 하노이 스타레이크 내 2만3000 ㎡ 규모 대지도 이번 매각 건에 포함될 수 있다. 현재 고밥점의 자산 장부가액은 약 1400억원이지만 인·허가 장벽이 높다는 점 등에서 실제 매각가격은 이를 약간 웃도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추진하던 베트남 2호점 오픈 공사가 현지 당국의 규제와 인허가 절차에서의 어려움으로 멈추면서 현지 사업 확대가 불가능해지자 과감히 사업 철수를 선택한 것으로 본다. 특히 과거 의욕적으로 진출했다가 사드사태 등의 여파로 15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본 끝에 10년만에 철수한 중국에서의 뼈아픈 경험이 베트남 사업 정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잇따라 현지업체를 인수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미국에서는 새 점포 출점을 포함해 투자를 더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이마트 사업을 총괄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2018년 미국 사업계획 발표 자리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이마트가 진출했지만 규제 없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고 밝힌바 있다.

다만 이마트가 베트남 점포를 인수할 원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매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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