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오피스텔까지 싹쓸이.."막을 방법 없다"
[KBS 부산]
[앵커]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 사실상의 아파트인 생활형 숙박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숙박시설 뿐 아니라 오피스텔까지 개발 가능한 곳들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며 주거시설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관련법의 맹점을 악용하고 있는데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운대해수욕장 뒷골목에 위치한 오피스텔입니다.
최근 소유주 80% 이상의 찬성으로 재건축이 결정됐습니다.
해당 오피스텔을 사들인 건 서울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
전체 47가구 중 45가구를 매입했습니다.
이 업체는 42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며 이미 주변 모텔들도 샀습니다.
[김혜신/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 : "내가 계획한 땅에 그림을 그릴 거 아니에요. 이 안에 들어가 있는 데는 다 접촉을 합니다. 단독주택이든 오피스텔이든 연립주택이든. 그 땅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전문가들이 있어요."]
그런데 전체 가구 중 2가구는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업체는 이에 상관없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원래 건물지분 100%를 확보해야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이제 건물 소유주 80% 이상만 동의해도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동산 개발업체는 지주 80% 이상이 동의했기 때문에 관련 법상 '매도 청구권'을 행사해 이 집을 시가에 강제로 사들일 수도 있습니다.
[오피스텔 소유주/음성변조 : "서민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거예요 그냥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상업용지의 땅을 개발업자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나와서 그냥 마구잡이로 가져가 버리면 우리는 80% 이상 동의율만 생기면 그냥 빼앗기게 되는 거예요."]
건축허가 요건을 완화해 오래된 건물의 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들이 개발업체들의 부동산 쇼핑에 악용되고 있는 겁니다.
[안일규/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 : "생활형 숙박시설 등 집합 건축물들이 어느 정도 통제가 되어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오히려 개발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건물들이 난립할 수 있는…."]
오피스텔을 사들인 부동산 개발업체 측은 법을 어긴 건 없다고 말합니다.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을 규제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으면 법과 제도의 허점을 노린 이런 난개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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