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원여고 수험생 "2분요? 4분 일찍 걷어가.. 수시도 탈락"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20. 12. 9. 09:42 수정 2020. 12. 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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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여고 수능고사장, 4분 일찍 종료령 울려
시험지 거둬갔다가 다시 나눠줘.. '아수라장'
집중력 흐트러져 풀 수 있는 문제 못 풀기도
한 문제 틀리면 대학 바뀌어, 재발방지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덕원여고 고사장 수능 응시 수험생

우여곡절 끝에 지난주 수능이 치러졌죠. 지금쯤이면 많은 수험생들이 좀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음 관문을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무거운 마음으로 교육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는 수험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덕원여고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인데요. 수능시험 당일 예정보다 2분 빨리 종료종이 쳐서 시험지를 거둬가 버린 겁니다.

그래서 수험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은 저희가 그제 전해 드렸는데 그게 그냥 ‘안타깝다, 아쉽다, 화난다’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등급이 두 단계가 떨어지고 지원 대학이 바뀔 정도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인데요. 학생들이 지금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도대체 그날 덕원여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 장소에서 시험을 치른 당사자 직접 연결해 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수험생 나와 계세요.

◆ 수험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수능 당일로 좀 돌아가보죠. 그러니까 1, 2, 3교시 국영수 과목은 다 시험을 치르고 4교시 탐구영역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 수험생> 이제 4교시가 한국사하고 탐구영역을 치르게 되어 있는데 한국사까지도 시험을 잘 보고 있다가 제1탐구영역이 3시 30분부터 시작을 한단 말이죠.

◇ 김현정> 제1탐구영역이 과학이죠. 과학탐구가 3시 반부터 4시까지 30분 시험.

◆ 수험생> 네, 그렇게 해서 30분을 보게 되어 있는데 종료하기 5분 전에 학교에서 안내방송으로 5분 남았습니다라는 걸 알려주셨어요.

◇ 김현정> 원래 그렇게 나오는 거죠?

◆ 수험생> 네. 그래서 제가 제 시계로 확인을 해 봤더니 3시 55분이 맞아서 그러면 뭐 이건 이렇게 하고 어떻게 하면 되겠다 하는 약간 시간적인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풀어 나가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5분이 되지 않았을 무렵에 갑자기 종료령이 울려서 뭔가 이상해서 제가 시계를 봤는데 제가 수능을 볼 때 시계를 두 개를 차고 봤거든요. 하나가 혹시 고장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데 그 두 시계가 다 3시 56분을 가리키고 있더라고요.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 김현정> 예비 방송이 나온 지 1분 지났을 때라고 본인은 지금 알고 있는 거군요. 그런데 종료종, 종료령이 울렸다?

◆ 수험생> 네.

◇ 김현정> 종료령이 울리고 시험지를 회수한 겁니까?

◆ 수험생> 네, 감독관님께서는 다 시험지를 회수하러 오신 거죠. 그런데 제가 손을 들고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아직 탐구시간 남은 거 아니냐. 제 시계는 아직 4시가 안 됐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선생님께서 그건 학생 시계가 고장난 것 같아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수험생 시계가 고장 난 것 같다. 분명히 종료종은 쳤다?’

◆ 수험생> 네. 그래서 제가 다시 시계를 확인해 봤는데 그때까지도 저는 이제 제 시계는 4시가 채 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또 안내방송으로 죄송합니다, 종료령이 잘못 울렸습니다. 이렇게 나온 거예요. 그런데 그 방송이 나온 이후부터 선생님들께서 이거 본인 시험지 맞아요? 본인 시험지 맞아요? 이렇게 하시면서 본인 확인 하시고 시험지를 다시 나눠주셨는데. 그런데 이제 지연된 시간이 몇 분인지를 알려주지 않아서 몇 분을 더 주려나 이러고 계속 그 생각이랑 어디까지 풀었지? 내가 뭘 다음에 또 했어야 됐지 이거를 막 생각하다 보니까 그냥 시간만 하릴 없이 보내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멘붕이라고 요새 말하는 그런 멘탈이 붕괴된 상태가 된 거예요. 당황.

◆ 수험생> 네. 마킹을 해야 되니까 일단은 제가 풀고 있던 문제를 결국 찍게 됐거든요.

◇ 김현정> 교실에 따라서 뭐 아수라장이 된 곳도 있겠어요. 왜냐하면 시험지를 나눠줄 때야 이름이 없이 나눠주는 거니까 그냥 나눠주면 되지만 지금은 이름을 다 적은 상태인 시험지를 걷었다가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름하고 맞는지를 봐야 되고 또 누구한테는 이게 잘못 갈 수도 있고. 그야말로 난장판이 벌어진 곳도 있다고 합니까?

◆ 수험생> 네, 제가 알기로는 그래서 다른 학생의 시험지를 받아든 학생도 있다고 알고 있고.

◇ 김현정> 그러면 그거는 부정행위로도 연결될 수 있는 거잖아요.

◆ 수험생> 그렇죠. 혹시 선택한 영역이 같았다면 다른 학생의 답을 봤을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결국 마지막 문제는 정신없는 상황에서 그냥 찍어서 내셨어요?

◆ 수험생> 네, 결국에는.

◇ 김현정> 그런데 마지막 문제면 배점 크잖아요. 3점짜리.

◆ 수험생> 그렇죠. 보통 3점짜리가 그 문제 번호에 부여가 되죠.

◇ 김현정> 그 3점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사실은 수험생이 아니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이게 등급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줍니까?

◆ 수험생>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1등급 컷이 48점이다 그러면 예를 들어 그 3점짜리 문제를 틀리면 1등급이 아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제1탐구과목은 과목은 그렇게 오류로 끝이 났고 바로 쉬는 시간 없이 제2탐구영역 시험지를 꺼내서 봐야 된다면서요.

◆ 수험생> 그렇죠. 시험지 교체시간 2분이 있고 제1탐구영역이 끝나고 2분 후부터 제2탐구영역이 시작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제2탐구영역 점수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 수험생> 방송에서는 지연된 시간을 더 주겠다고는 했지만 정확히 몇 분이 부여된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시험이 끝났고. 대체 몇 시에 제2탐구가 시작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2탐구를 시작했는데. 이미 앞 시간에서 망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거는 정말 아무도 예상을 못한 일이거든요.

◇ 김현정> 말하자면 ‘시험의 리듬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리듬이 다 깨진 상태였다’ 이 말씀이신 거죠?

◆ 수험생> 네, 30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풀로 푼 학생이랑 뭐 이제 26 내지는 27 플러스 알파 분으로 푼 학생은 결과는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고 이미 멘붕이 온 상태에서 제2탐구영역의 종료 시간이 언제인지 정확히 모르니까 또 다가오는 것에 대한 압박이 있어서 이 문제를 풀어도 되나? 시간이 되나, 막 원래는 막히지 않았던 문제에서도 그냥 막혀버리고 이래서 일단 그런 거는 건너뛰고 일단 멘탈 잡아야 돼 이러면서 일단 끝까지 갔다가 또 안 풀리는 문제로 다시 돌아와서 멘탈 계속 잡고 풀고. 그냥 제대로 된 정신으로 풀었으면 제 생각에는 다 맞았을 것 같은 시험인데 생각보다 좀 틀리게 된..

◇ 김현정> 사실 수험생이나 수험생 학부모가 아니면 이게 잘 와 닿지 않은 얘기들일 수 있는데 30분간 치르는 시험이고 한 문제로 등급이 왔다 갔다 하고. 등급이 왔다 갔다 한다는 의미는 뭐냐면 수시로 합격한 학생이 등급을 못 맞추면 그 학교를 못 가는, 불합격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거라면서요.

◆ 수험생> 네. 그리고 수시도 굉장히 최저 등급을 맞추는 데 있어서 영향이 크지만 정시 같은 경우에도 1점으로 100분이나 표준 점수나 이런 게 다 갈리는 싸움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거든요.

◇ 김현정> 지금 학생의 경우는 어떻게 됐습니까?

◆ 수험생> 저 같은 경우는 일단 그 탐구를 굉장히 훈련을 많이 해 왔어서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 하고 이제 들어간 과목이었는데 거기에서 제가 예상했던 등급보다 훨씬 낮은 등급을 받게 돼서 그래서 저는 최저가 다 미달로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수시 최저 못 맞춘 거예요?

◆ 수험생> 네.

◇ 김현정> 그러면 원하는 대학을 못 가게 된 거네요.

◆ 수험생> 그렇죠.

◇ 김현정> 원래 1등급을 당연히 예상하고 있는 시험이었는데 몇 등급 나왔는지 얘기해 줄 수 있습니까?

◆ 수험생> 저 지금 3등급이 나와서.

◇ 김현정> 지금 학교 측에서는 ‘2분 빨리 거뒀다’ 그러니까 ‘종료령을 2분 빨리 쳤다’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2분도 아니었던 것 같다’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요.

◆ 수험생> 이제 종료령이 딱 울렸을 때 제가 제 시계로 확인해 봤을 때 3시 56분이 분명했고. 다른 수험생들도 다 똑같이 하고 있는 이야기여서 .

◇ 김현정> 다들 시계를 정확하게 맞춰서 갔을 텐데 모든 수험생이 다 똑같이 말합니까? ‘그때 56분이었다’고?

◆ 수험생> 네. 다 똑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지금 덕원여고에서 본 수험생들 한 700여 명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속상한 것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수험생> 일단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성적이 안 좋게 나왔다면 슬프겠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뭔가 외적인 요소로 인해서 제가 준비한 것을 다 드러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억울한 게 많이 큽니다.

◇ 김현정> 그렇죠. 교육당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수험생> 일단 이거는 지나간 일이니까 재시험을 치르는 것도 당연히 현실적으로 불가한 건 알고 있습니다마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매뉴얼을 수정을 해서 만들어 주시고 분명히 누군가는 책임을 지거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시거나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그냥 교육당국에서 말을 하기를 지연된 시간이 2분이라고 알고 있고 2분만큼 더 줬으니까 됐다. 이거 어떻게 할 수 없다, 매뉴얼도 없다, 이런 입장이셔서.

◇ 김현정> 참으로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진상조사 철저히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 물어야 할 거고요. 그리고 재발 방지책까지 마련이 돼야겠습니다. 너무 고생 많으셨고요. 참 저도 속이 상하네요. 힘내십시오.

◆ 수험생>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덕원여고에서 시험을 친 수험생 한 명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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