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백신 접종 첫날, 수천명에 투여 "엄청난 날, 하지만.."

진달래 2020. 12.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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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V-데이'(접종 첫 날)를 큰 불상사 없이 치러낸 데 대해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영국 BBC방송은 국민보건서비스(NHS)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전국 50개 거점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수천명이 투여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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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확보·원활한 유통' 해결 못한 과제로
화이자 백신 접종 하루 만에 2명 알레르기 반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 속도, 기대 못 미쳐
영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이 시작된 8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첫 백신 접종자인 수간호사 조안나 슬론이 주사를 맞고 있다. 벨파스트=EPA 연합뉴스

영국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V-데이'(접종 첫 날)를 큰 불상사 없이 치러낸 데 대해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벌써부터 "끝이 보인다"며 코로나19 종식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첫날 상황을 지켜본 전문가들이 문제점이나 보완책을 속속 지적하고 나섰다. 접종 하루 만에 알레르기 반응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영국 BBC방송은 국민보건서비스(NHS)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전국 50개 거점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수천명이 투여받았다고 보도했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의료진과 80대 이상 노령층 등 1차 접종 대상의 예방 접종에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이 확보한 백신은 80만회분이다.

긴장의 끈을 놓긴 이르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백신의 충분한 공급과 원활한 유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BBC는 화이자 백신의 까다로운 유통·보관 문제와 더딘 생산 속도를 지적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국 정부의 총 주문 물량(4,000만회분) 가운데 연말까지 확보 가능한 물량은 400만회분에 불과하다. 이는 영국 정부가 계획했던 분량(1,000만회분)의 절반도 안 된다.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 시설 부족도 해결 방안이 아직 없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요양 시설 거주자 등 거동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어떻게 예방 접종을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대처도 과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접종 이튿날인 9일 NHS 직원 2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영국 정부는 예방 조치 차원에서 과거 약품이나 음식, 백신 등과 관련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이들에 대해서는 당분간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 화이자 측은 3상 임상 시험에서 심각한 안전 우려는 제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화이자 백신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은 '추가 검증' 늪에 빠졌다. 이날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동료 평가 결과를 보면 '백신의 안정성·효능은 인정되나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 전인 이 백신은 보관의 용이성과 낮은 가격으로 주목받아 왔다.

화이자 백신과 같은 생산 속도 문제도 있다. 연말까지 3,000만회분 생산이 예상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실제 생산량은 400만회분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백신TF 역시 생산 지연 상황을 인정했다.

이같은 부정적 상황은 쏙 뺀 채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TF)를 칭찬한 보고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폴리티코는 백신 TF와 왕립연구소가 발간한 '영국 정부 백신 TF: 2020 성과와 미래전략' 보고서에 대해 "6만1,000명이 넘는 코로나19 사망자 상황과 유럽연합(EU)이 제기한 성급한 백신 긴급사용 승인 문제 등은 빼고 칭찬만 했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백신 TF가 단호한 태도로 팬데믹 대응 체계 개선을 위해 일했고 우수한 인재와의 협력, 정부 재정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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