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술 접대' 석연찮은 계산법..침묵하는 검찰

강연섭 2020. 12. 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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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씨에게서 술접대를 받은 검사 3명 중에 재판에 넘겨진 건 1명뿐이었죠.

나머지 2명은 한도액인 100만 원에서 4만 원이 부족해서 형사처벌을 피했습니다.

보통 청탁금지법에서는 3만 원까지만 접대를 허용한다는데, 검사들한테 적용된 100만 원 기준은 뭔지, 궁금하실 겁니다.

바로 형사처벌, 즉 재판에 넘겨지는 기준이 100만 원이고요, 이 금액을 넘겨 접대를 받으면 직무연관성과 상관 없이 기소가 됩니다.

흔히들 아시는 3만 원 선을 넘어 100만 원까지는, 소속 기관에서 징계를 받을 수 있고요.

만약 직무연관성이 인정된다면 국민권익위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 피의자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검사들, 이번에도 '봐주기 수사'로 빠져나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죠, 강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술자리 검사 3명 중 2명이 자리를 뜨기 전까지 계산된 술값은 481만 원.

검찰은 이 금액을 접대자인 김봉현 씨와 술자리를 주선한 이주형 변호사까지 포함한 5명으로 나눠 1인당 96만 2천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따라서 일찍 돌아간 두 검사가 받은 접대 금액은 100만 원 이하라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봉현 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술자리를 제공한 자신은 술 한 모금도 안 마셨고, 여성접객원도 검사들에게만 제공됐는데 함께 향응을 즐긴 것으로 검찰이 판단했다는 겁니다.

대법원 판례는 비용 구분이 불분명할 때만 평등하게 나눈다고 돼 있습니다.

검사들의 처벌 범위를 최소화하려고 수사팀이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상호/변호사] "검사들이 본인들이 아닌 다른 공무원 수사할 때는 (접객 비용을 균등 분할) 절대 이렇게 안 합니다. 가장 최적의 그 어떤 조건을 위해서 가장 잘 봐 줄 수 있는 상태로 수사를 멋지게 결론을 내 준 겁니다. 검사들을 위해서…"

검찰은 술접대의 직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어 검사들에게 뇌물죄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뇌물죄 판례에는 '과거와 미래에 맡을 가능성이 있는 범위까지 직무를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조상호/변호사] "검사들도 이주형 변호사한테 얻어먹는다는 마음으로 나왔겠죠. 김봉현 씨는 그날 처음 봤는데. 그러면 당연히 이주형 변호사와 직무관련성 및 대가 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되고…"

인터넷에는 술접대 사건 수사 결과를 비꼬는 사진들이 회자될 정도이지만, 검찰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지난 10월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런 건 우리 조직에서 무관용이고 대가성이 있든 수사착수 전이든 우연히 얻어먹었든 간에…'김영란법' 하나도 검찰이 지금 어떤 입장인데 이런거 봐주고 하겠습니까?"

결국 '제식구 감싸기'라는 우려 앞에 공허해진 검찰총장의 다짐.

[오선희/변호사] "(술접대 사건처리는)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로 구성되는 우리 법에서 검찰에 신뢰를 할 수 있는거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생기게 만들어요. 공수처가 이래서 만들어져야 된다는 근거가 되는 거죠."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편집: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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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섭 기자 (deepriver@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6022353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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