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땐 '짝퉁' 취급, 이제는 '똘똘한 동생'..민주-열린민주, 미래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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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대한 야당의 거부권(비토권)을 축소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그랬던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공수처 출범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급기야 여당이 야당의 비토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되자, 열린민주당은 '고마운 동생'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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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원의 진토닉]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대한 야당의 거부권(비토권)을 축소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빠른 시일 안에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는 민주당과 가까운 정당임을 자처해온 열린민주당이 한 몫 했습니다. 민주당이 총선 직전까지도 ‘짝퉁 위성정당’ 취급을 했던 천덕꾸러기가 위기 상황에 ‘똘똘한 동생’ 노릇을 톡톡히 한 셈입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총선을 앞둔 지난 3월2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한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자,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비례대표를 배출할 유일한 정당”이라면서 열린민주당을 겨냥해 “일각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개인이 유사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기를 부탁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친동생’은 더불어시민당 하나 뿐이니, 열린민주당이 아무리 ‘형제·자매’를 자처한들 ‘호적’에 넣어줄 수 없다고 매몰차게 대한 것입니다.
그랬던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공수처 출범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급기야 여당이 야당의 비토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되자, 열린민주당은 ‘고마운 동생’이 됐습니다.
지난 7일 국민의힘 요청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가 구성됐고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 조정위원 3명 중 2명은 국민의힘 의원으로, 나머지 1명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으로 구성했습니다.
국회법을 보면,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열립니다. 국회 상임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구성됩니다. 보통 여야 입장이 갈리는 법안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의결을 막기 위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대 90일까지 활동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는 모두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소속 의원 수가 가장 많은 제1교섭단체(현재 여당) 몫으로 3명, 그밖에 제1교섭단체가 아닌 정당 몫으로 3명이 배정됩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 3명 중 1명을 열린민주당에 배정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까지 지낸 최강욱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재인 인사’입니다. 그런 그가 안건조정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민주당 의원들과 ‘한 몸’이 되어 움직인 것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최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안건조정위 의결 정족수(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4명)를 채워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하는 데 핵심 구실을 했습니다.
두 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혈연 관계’를 공식 인증한 셈인데요. 지금의 분위기라면 열린민주당의 ‘똘똘한 동생’ 구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열린민주당이 요구했던 ‘합당’을 한사코 거부했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이런 상황을 내다본 것이었을까요? 두 민주당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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