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보존 결정에 울컥..남편이 많이 도왔다"

유주연 입력 2020. 12. 10. 18:12 수정 2020. 12.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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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前독일총리 부인 김소연 NRW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대표
평화의 소녀상 보존에 큰 역할
한국 기업 독일 시장 개척 지원
한국형 히든챔피언 많이 나와야
슈뢰더-김 비영리법인도 설립
"양국 청소년 교류 뒷받침할것"
김소연 독일 NRW(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글로벌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대표(사진)는 지난주 들려온 독일 미테구의 '평화의 소녀상'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소녀상 영구 보존을 위한 결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구의원 29명 중 2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현재 독일 하노버에 머물고 있는 김 대표는 "남편(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과 함께 구의회 회의 전 과정을 지켜봤는데, 결의안이 압도적 다수로 채택된 순간 마음이 벅차올라 울컥했다"며 최근 카카오톡 메시지로 결의안 채택 순간을 담은 현지 뉴스 동영상을 보내왔다.

김 대표는 소녀상이 일본의 반발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구청장 앞으로 서신을 보내는 등 그동안 철거반대 운동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김 대표는 "독일에 사는 교민의 한 사람으로서 작은 보탬이 되려는 마음이었는데, 남편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줘 더욱 힘이 났다"며 "한국과 독일의 시민들이 연대해 응원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일 시민들은 소녀상 문제를 한일 양국의 문제로 축소해 보지 않고, 전쟁 중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력이라는 보편적 인권과 전쟁 폭력의 관점에서 이해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비판적 역사 의식을 바탕으로 독일 시민사회가 전폭적 지지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슈뢰더 전 총리와 결혼한 후 현재 독일 하노버와 서울 사이 약 8300㎞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8300㎞라는 물리적 거리는 큰 도전"이라면서도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문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깨닫는 것처럼 독일에 살면서 내 조국인 한국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꿈은 "한국과 독일, 양국 사이를 잇는 작은 다리 역할을 하며 사는 것"이라고 했다. NRW 글로벌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대표로서 한국 기업을 돕는 일 역시 이 꿈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 대표가 몸담고 있는 NRW 글로벌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한국의 KOTRA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공기관이다. 한국대표부는 한국 기업의 독일 NRW 연방주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면서, NRW 기업의 한국 진출도 지원한다. 독일은 16개 연방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인데, 그중 NRW 연방주는 독일의 경제 중심지로 꼽힌다. 김 대표는 한국과 독일 양국은 세계적인 제조업 중심국으로 협력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신속한 의사결정, 유연한 업무 추진 등 역동성이 뛰어나고, 독일은 기본에 철저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안정적 협력이 가능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중소·중견기업들을 보유한 국가로 꼽힌다. 독일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 역할을 하는 이들 기업을 '미텔슈탄트(Mittelstand)'라고 부르는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강소기업을 뜻하는 '히든 챔피언' 중 상당수가 독일 기업이다. 그는 "대기업 협력 업체로만 성장한 한국 중견기업은 글로벌 경험 부족으로 해외 파트너와 사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을 목격했다"며 "NRW 한국대표부는 이 같은 문제를 겪는 한국 기업을 돕기 위해 다방면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민간 영역의 협력에도 관심이 많은 김 대표는 슈뢰더 전 총리와 함께 하노버에 '슈뢰더-김 비영리법인'도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해외 경험 기회를 얻기 힘든 한국과 독일 청소년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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