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보수 정권 잘 못해 文에 정권 넘겨준 것 사과해야"

'마포포람' 강연.."서울 보선 지면 국민의힘 답 없어"
"제2의 민주화운동 절실.. 보수·중도 포괄세력 주체"
"남부권 위해 100번 생각해도 가덕도 신공항이 답"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형준 동아대 교수(전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2020.06.1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문광호 김성진 기자 = 부산시장 출마를 시사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전 국민의힘 의원)는 10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하는 게 아니라, 전 보수 정권이 제대로 운영을 못해서 이런 무도한 이들(문재인 정권)에 정권을 넘겨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에 나와 보수 재집권을 위한 과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년 서울 부산시장 선거는 지역 선거가 아니다. 부산시장 선거가 서울 선거 표에 도움이 돼는 후보가 돼야 한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 지면 국민의힘은 정말 어려워진다"면서 "그러려면 문화적 체질적으로 지지 기반이나 자기 한계를 돌파하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하려면 과거 정권이 얼룩이 있다는 것,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결코 나쁜 게 아니다"라면서 "기본 자세가 과거 우리가 전부 잘했는데 잘한 정권 뺐기고 지금 정권 전부 잘못했다고 접근하면 비호감의 벽 절대 뚫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장 선거든 서울이든 다음 리더십(대선)을 위한 전단계 리더십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정치적 확장성 있는 후보가 비호감의 벽을 뚫을 후보가 돼야 하고, 그런 점에서 통합은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이 여전히 두터운 비호감 벽을 갖고 있다. 영남 정서에 의존해 뭔가를 풀려고 하면 스스로 만든 테두리에 갇히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국제질서 상황에서 세계 어느 곳보다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며 "그런데 이런 대전환의 위기 속에 온 생각의 힘을 짜내 새로운 국가전략을 짜도 시원찮을 판에 문 정권이 하는 걸 보면 대한민국이 쌓아온 중요 기반인 헌정 질서마저 위협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문 정권 실정이 많이 덮였고 총선 때도 재미를 봤지만 거기에 의존해 국정을 운영했다"며 "문 정권이 코로나 방어를 하면서 코로나에 감염된 게 아닌가 한다. 정치 코로나, 권력 코로나를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하고 있는 국회 상황과 관련해 "대한민국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이라며 "유신 때도 야당에 토론 기회를 주지 않고 법 심의할 기회도 안 주고 일방통과시킨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운 형태의 입법 독재를 일상화하는 걸 보고 놀랐다. 이런 시점에 제2의 민주화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교묘하게 입법독재하고 민주화 근간을 흐트리는 것에 저항하고 바로잡는 게 제2의 민주화운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제2의 민주화 운동 주체가 국민의힘을 비롯한 이땅의 보수 중도를 포괄하는 세력이 돼야 한다"면서 "문 정권에 대해 반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대적 전환기에 새 비전과 실천력을 담보한 '혁신 민주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리더십을 우리가 세우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연결지으며 "혁신민주적 리더십 창출 전 단계에 서울 부산시장 선거가 있다"며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겠다 마음을 먹으면서 그런 리더십을 한번 부산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 보궐선거 핵심 이슈에 대해선 "첫째가 일자리, 둘째가 교통문제로, 결국 핵심은 청년"이라면서 "청년 없는 도시가 돼가는 부산을 살리려면 산학연계시스템에 주거 보육을 연계해 부산에 정착하게 해야하고 여기에 정책이 세트가 돼 야하는데 그걸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교통문제가 부산의 대표적인 어려운 과제인데, 차세대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가 부산을 15분 도시로 만들 수 있다"며 "10년 뒤 가덕도 공항을 기축으로 하이퍼루프로 남부권을 1시간 이내로 묶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박 교수는 부산의 가장 큰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선 "부산만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남부권 전체가 살기 위한 기폭제로서 가덕도신공항이 필요하다"며 "남부권 경제를 살리고 물류 산업이 연관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가덕도신공항을 얘기하는 거다. 100번을 생각해도 가덕도신공항은 설립하는 게 낫다. 갈등 문제는 얼마든 상생 협력 방안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간 12명의 부산시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18세 미만 808명 대상,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에서 박 교수가 18;6%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이어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3.6%,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12.3%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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