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떠넘기기 바쁜 '아버지의 죽음'..여전한 눈물

제희원 기자 2020. 12. 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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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2주기' 위험의 외주화 그대로

<앵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숨진 지 만 2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발전소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위험은 여전히 하청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먼저 제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가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컨베이어 벨트를 살피던 작업장.

2년이 지난 지금, 조도 개선을 마쳤다는 컨베이어 벨트 주변은 여전히 희뿌연 분진이 가득합니다.

떨어진 석탄 가루를 치우는 일은 지금도 하청 노동자의 몫, 새로 설치된 안전펜스는 탈부착식이 아니어서 오히려 그 작업을 힘들게 합니다.

[남상무/발전소 하청 노동자 : 석탄 가루가 떨어지면 그걸 긁어내야 하잖아요. 펜스가 가로막고 있어서 그 작업이 몇 배 더 힘들어진 거예요. 안전시설을 (설치)한다는 명분으로 했다는 성과가 필요했겠죠.]

당정은 김용균 씨 사망 1년 후인 지난해 12월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도록 김용균 씨가 했던 설비운전직 등의 정규직화, 2인 1조 근무를 위한 안전인력 충원, 하청 노동자의 적정임금 보장 등이 담겼습니다.

그로부터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 정규직 채용은 여전히 추진 중이고, 발전소 하청 노동자가 적정임금을 받도록 제도화하는 방안, 또 발전소 내 부속의원을 설립하는 방안 등도 아직 검토 단계입니다.

제도와 인식 개선이 지지부진한 사이, 지난달 28일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석탄재를 화물차에 싣던 하청 노동자 심장선 씨도 안전관리자 없이 홀로 작업하다 추락해 숨졌습니다.

[고 심장선 씨 유족 : (남동발전은) 아버지와 아버지가 일했던 하청 업체에 모든 잘못을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노동단체들은 충남 태안화력에서 고 김용균 2주기 추모제를 열고, 당정의 약속 이행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학모, 영상편집 : 김준희, 화면제공 : 공공운수노조)   

▶ "제발 법 만들어달라"…미루더니 "최대한 빨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17127 ]

제희원 기자jes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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