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억대 '마이크로 LED' TV 첫선.. LG OLED에 맞선다

김성민 기자 2020. 12. 1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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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상업용으로 팔던 TV.. 크기 줄여서 가정용으로 내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한국전자전'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TV 판매량에서 14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만 보면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뒤처진다는 업계의 평가가 많았다. 특히 LG전자가 지난 10월 화면이 돌돌 말리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출시하자 업계에서는 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LG의 우위를 점쳤다.

삼성전자가 이를 뒤집고자 10일 대당 1억7000만원짜리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했다. 2018년부터 상업용으로 제작해 판매하던 마이크로LED TV 크기를 줄여 가정용으로 처음 내놓은 제품이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에 달린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도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다. 기술적으로 보면 OLED보다 낫다.

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로 LG전자와 초고가 TV 기술 경쟁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한국전자전(KES)' 삼성전자 부스에서 박진규 산업통상부 차관 등이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LED TV의 가격은 1억7000만원이다. /연합뉴스

◇수명 10만 시간… 번인 적어

이날 삼성전자가 웨비나(Webinar) 온라인 간담회에서 공개한 마이크로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꼽힌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작은 LED(발광다이오드) 소자가 제각각 RGB(빨간색·녹색·파란색) 빛을 낸다. 800만 개가 넘는 각각의 RGB 소자가 따로 제어돼 화면의 밝기와 색상, 명암비가 정밀하게 표현된다.

OLED TV도 형광성 또는 인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성질을 이용한다. 그러나 마이크로LED는 무기물 소재를 사용해 수명이 10만 시간에 달해 화질 열화나 번인(Burn-in) 현상이 적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모든 색상을 실제에 가깝게 표현하는 100% 색재현성을 갖췄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이달 말부터 국내에서 예약 판매하고, 내년 1분기에 미국과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마이크로LED를 처음 시장에 선보였다. 146·219·292인치 크기로 대형 벽을 가득 채우는 형태였다. 워낙 크기가 크고 가격도 3억원 이상이라 상업용으로 주문 제작만 했다. 주력 TV는 여전히 LCD 기술 기반인 QLED TV였다. 그 사이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TV는 기술 우위를 입증하며 시장을 크게 키웠다.

중국 업체들이 LCD TV 기술력을 빠르게 쫓아오자 삼성전자는 QLED 대신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필요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디스플레이’를 주목했으나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소비자용 제품으로 바꾸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성혁 삼성전자 전무는 “QD디스플레이의 제품화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 가속화

앞으로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는 LG전자 롤러블 TV와 초고급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격이다. LG 롤러블 TV 가격은 1억원이다. 특히 마이크로LED는 생산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LED 소자 수백만 개를 작은 크기의 패널에 넣기도 쉽지 않아 100인치 이하 소형화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 기술’로 이 한계를 극복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TV에 보다 더 적합하도록 기존 제품 대비 촘촘하고 정밀한 소자 배열로 110인치 상용화에 성공했고, 110인치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고 했다. 가격에 대해서도, “많은 플레이어가 마이크로LED 시장에 들어오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1억7000만원짜리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VVIP 마케팅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추종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설루션을 찾는 특별한 수요는 제법 많다”며 “주요 입지 등 핫스팟에 제품을 전시하는 등 찾아가는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마이크로LED는 기존 TV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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