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축나는 몸..틈틈이 운동량 늘려 '가는 근육' 붙잡자

박효순 기자 2020. 12. 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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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근감소증' 주의보

[경향신문]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신체활동 감소, 영양 부족도 원인
면역력 줄며 비만·각종 질환 불러
수영 등 하체 키우는 운동 효과적
뒤로 걷기 등 안 쓰던 근육 사용을
하루 단백질 남 60g·여 50g 필요
항암치료 때도 근육량 유지 힘써야

50대 후반의 직장인 A씨는 올 들어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무더위, 장마, 태풍, 폭염 등의 여파로 등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이 눈에 띄게 빠졌고, 배가 나오고 몸놀림도 상당히 둔해졌다. 앉았다 일어나기, 빨리 걷기, 균형 잡기, 순발력 등에도 어려움이 나타났다. 근육이 줄어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근육이 야금야금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만성질환,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근육의 양과 근력, 근기능 감소가 동반되는 질환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근감소증이 노년기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2017년 정식 질병으로 등재했다.

근감소증은 일차성 근감소증과 이차성 근감소증으로 구분한다. 일차성은 노화 그 자체로 인해 발생되며 이차성은 질환이나 신체적 활동 수준의 감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변화, 골격근 단백질 합성률의 감소 등과 같은 영양이나 흡수장애 등이 원인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20~30대에는 체중의 35~40%(여성은 30~35%)가 근육이지만 이것이 해마다 1~2%씩 줄어 60~70대가 되면 체중의 15~25% 내외로 감소한다. 대개 등 근육과 복근, 엉덩이 근육, 넓적다리 근육과 같이 큰 근육이 눈에 띄게 사라진다.

근육량 감소는 신체대사량(칼로리 소모량)을 떨어뜨려 살이 찌면서 비만으로 이어지고, 각종 만성소모성 대사질환(생활습관병)에 걸리기 쉽고, 인체 냉증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또한 근육량이 줄면 보행이나 운동능력 감소가 생기고, 낙상뿐 아니라 면역력 감소에 따른 감염 등으로 인한 입원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경희대병원 어르신진료센터 원장원 교수(가정의학과)는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근육을 키우고 유지하는 운동과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체 근육의 65~70%는 하체에 있는 만큼 하체운동에 주력하는 것이 근육량을 수월하게 늘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걷기는 허리 아래쪽 근육을 충분히 사용하면서 맥박이 지나치게 올라갈 위험도 없어 노년기에 가장 적절한 운동으로 꼽힌다. 관절염으로 걷기가 불편한 경우 수영이나 물속 걷기로 허벅지와 종아리 근력을 키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근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 비율을 늘려야 한다”면서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감소를 줄이고 세포생성과 물질대사에 필요한 기초대사량의 감소를 줄여준다. 특히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체력에 맞는 근력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면 좋다”고 말했다. 서 병원장에 따르면, 운동을 평소의 반대 방향으로 하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강화해 신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 먼저 뒤로 걸으면 잘 사용하지 않던 허벅지 뒤쪽의 슬근, 슬와근, 종아리 뒤쪽의 가자미근, 비복근 등이 강화된다. 자전거를 탈 때도 페달을 반대로 밟아주면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 발달된다.

정형외과 전문의 정승기 원장(스포츠의학 전문의)은 “중년 이후에는 유산소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근육의 감소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관절이 나빠지는 것도 하체 근육량의 감소와 관련이 크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근육량이 부족하면 소모되는 칼로리가 적고, 따라서 많이 먹지 않아도 칼로리가 쌓이게 된다”면서 “운동을 하기 전에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근육량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살코기, 유제품, 계란, 견과류, 콩류, 두부, 생선, 치즈, 우유 등은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이 같은 식품과 함께 에너지로 쉽게 전환되는 적당량의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박희정 교수는 최근 열린 ‘영양소 조절식품 워크숍’에서 “50플러스(+) 세대(50~64세) 남성은 면역력 증강과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단백질을 하루 60g, 여성은 하루 50g 이상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 환자는 영양 상태의 악화나 활동량 저하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골격근이 소실되어 근감소증이 생기기 쉽다. 암 환자의 치료 전 근감소증 유병률은 약 15~74%이며, 특히 소화기암 환자의 60.8%는 근감소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황인규 교수팀은 진행성 위암 환자 111명을 약 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골격근지수가 감소한 환자군의 평균 생존율은 8.9개월인 반면에 골격근지수가 유지된 환자군의 평균 생존율은 14.8개월로 확인됐다”면서 “위암 환자의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항암치료 중 운동 및 고단백 식단요법과 같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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